신고내용, 범죄경력 등으로 재범 위험성 판단
"잠정조치 4호 우선 고려해 지침 마련 중"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최근 신변보호 여성 살인사건 이후 경찰 대응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스토킹범죄 재범 우려가 있을 경우 피의자에 대한 신속한 격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남 본부장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고내역이나 범죄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재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잠정조치 4호를 우선 고려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경찰이 피해자로부터 6번 신고를 받고도 김병찬에 대한 격리조치 등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스토킹 혐의나 협박을 확인했고, 재발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스마트워치나 임시숙소 같은 보호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병찬이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1.11.29 kilroy023@newspim.com |
이어 "당일 잠정조치 3호인 통신 금지조치를 법원에 신청했고 필요한 조치를 했다"면서도 "피의자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잠정조치 4호나 실질적 격리조치를 못한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잠정조치 4호나 신병구속에 이르기 위해선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피해자와 피의자 기본적 조사가 이뤄져야하고, 재발 가능성이 소명돼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터벌(시간적 간격)이 조금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토킹 행위가 재발될 우려가 있을 경우 경찰은 직권으로 접금금지 등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를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잠정조치는 1~4호로 나눠지며 스토킹범죄 중단에 관한 서면 경고 (1호), 피해자·주거지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2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3호),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4호) 등 조치가 가능하다.
앞서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병찬(35)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보복협박,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스토킹처벌법), 상해, 주거침입, 특수협박, 협박, 특수감금 등 8가지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김병찬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인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병찬은 "겁을 주려는 의도만 있었을 뿐 죽이려고 하지 않았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수사 결과 사전에 휴대전화로 범행방법 등을 수차례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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