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과 인터뷰서 포드 합작 고심 밝혀
"반도체 투자는 아직 계획 없어"
학술포럼 위해 한달만에 미국 방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배터리 투자금액이 무섭게 느껴질 만큼 엄청나다"고 털어났다.
최태원 회장은 5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하기 까지 고심이 깊었음을 내비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
최근 SK온과 포드는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총 114억 달러(13조30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 2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매년 2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온은 이 중 44억5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한다.
최 회장은 "20년 동안 이 사업을 해왔고 크게 보고 있다"며 "배터리에 많은 자본과 R&D 노력을 투자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며 "설비투자(CAPEX) 숫자가 가끔은 무섭게 느껴질만큼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는 특정 타입의 모터를 타깃으로 설계해야 해 계약 없이는 생산할 수 없다"며 "완성차 업체 등과 합작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포드와의 합작사 전망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오랜 세월 함께 한 두 회사가 어느 정도 신뢰를 쌓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시장이 우리 투자에 대한 보상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시장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전기차를 갖고 싶어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새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공장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도전"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이른바 '전제조건 검토(Precondition Study)'를 하고 있다"며 "거대한 시장이지만 문제는 인력과 비용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많지만 생산을 위한 기술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K가 삼성, LG 등 가족 경영 대기업을 지칭하는 '재벌'이라는 뿌리를 부분적으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투자자들이 이제 SK를 보다 글로벌한 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6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상태다.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인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TPD는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인 최 회장이 직접 구상해 출범시킨 한·미·일 3국의 집단지성 논의 플랫폼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