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협 등의 이유로 부동의 후 한달여 만에 조건부 동의
[파주=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 파주시의 한 레미콘 공장의 일부 시설이 군 사격장 인근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군이 안전과 소음 등의 이유로 부동의 했다가 한달여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 군 사격장에서 쏜 총알이 인근 마을 등으로 날아 드는 등 안전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이전을 앞둔 부지는 현재 해당 업체가 주차장으로 허가를 받은 뒤 다량의 골재를 쌓아 둔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차장으로 허가 받은 부지에 다량의 골재가 적치 돼 있는 모습. 2021.11.19 lkh@newspim.com |
25일 파주시와 군 등에 따르면 A 업체는 월롱면 영태리 일대 7368㎡ 규모에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며 시의 허가를 받았다.
이후 이 업체는 이곳에 골재선별 파쇄를 위한 기계를 설치하겠다며 군과 협의에 나섰다.
군은 심의를 거쳐 해당 지역이 군 부대 사격장과 매우 인접해 있고, 사격장의 위험구역에 부지 일부가 포함돼 도비탄(탄두가 바위 등을 맞고 방향을 바꿔 비행)에 의한 사고 발생이 우려된다며 부동의 처분했다.
군은 군 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격장 주변 지역 사고와 관련해 주민의 경제적 손실 이전에 국민 전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검토해 부동의한다고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군은 사격장 위험구역에 포함된 부지를 제외한 후 재협의 한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군은 어찌된 일인지 한달여 만에 입장을 바꿔 방호벽 설치 등을 조건으로 조건부 동의로 입장을 바꿨다.
조건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면으로부터 8m 이상 높이 방호벽 설치와 사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에 대한 민원제기 금지, 추가 증축 금지 등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B(61) 씨는 "주차장으로 허가를 받은 지 얼마 안돼 파쇄장을 이전 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군의 사격장 바로 옆에 허가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안그래도 대형 차량으로 인해 안전을 위협 받고 비산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제는 더욱 심해질 것 같아 농사도 그만둬야 할 지 고민"이라고 하소연 했다.
업계 관계자도 "최근 군 협의에 나선 업체들이 엄격해진 기준 때문에 줄줄이 부동의를 받고 있는데 심지어 사격장과 인접한 데다 군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안전 뿐 아니라 형평성 문제도 있는 만큼 조건부 동의로 내세운 조항들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지켜볼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 업체 관계자는 "탄피가 통과할 수 없는 특수 제작된 방호벽을 설치하기 위해 1억원 대 예산을 책정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며 "특히 군도 미처 설치하지 못한 부분까지 방호벽을 설치하게 되면서 골칫거리를 해소하게 됐고, 이때문에 조건부 동의가 나간 것이지 이외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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