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맞춰 대면수업 확대, 학사 변경에 혼선
"단기 원룸을 당장 어디서 구해", "알바도 찾기 어려워"
건국대·중앙대·홍익대 대면수업 확대 하지 않기로
[서울=뉴스핌] 강주희·박성준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시행에 따라 대면수업으로 전환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지만 기숙사나 숙소 등을 구하지 못한 지방 출신 학생들의 불편 역시 잇따르고 있다. 이에 일부 대학들은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애로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대학들은 잇따라 대면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 18일부터 교수와 학생의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대면수업 전환 여부를 선택하고 있다. 전체 강의 5000여 개 중 대면 수업 비중은 45.7%에 달한다.
연세대는 지난달 25일부터 30명 이하가 수강하는 소형 강의나 실험·실습·실기 수업에 한해 대면수업을 재개했다. 이화여대와 한국외대는 지난 1일부터, 고려대는 3일부터 소규모 형식으로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숭실대와 성균관대는 이보다 빠른 지난달 5일과 6일부터 각각 대면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로 굳게 잠긴 대학가가 속속 대면수업으로 전환하자 일부 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기숙사나 방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이지현(20) 씨는 "1학기는 온라인 수업이어서 집 걱정이 없었는데 갑자기 방을 구하게 됐다"며 "내년 1월까지 지낼 단기 원룸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가 고향이라는 숭실대 재학생 김동호(21)씨는 "학교 앞 원룸들은 거의 1년 계약이라 2개월 단기 임대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학생이라 보증금, 월세가 비싼 곳은 갈 수 없고 저렴한 곳을 찾으려면 학교와 거리가 멀어진다. 부동산 발품으로도 못 구하면 고시원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23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 2021.11.23 parksj@newspim.com |
공실률이 높았던 대학가가 대면수업으로 다시 수요가 늘자 부동산 업자들은 덩달아 바빠졌다. 서울 동작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확 늘어나는 건 아니지만 원룸 문의는 2~3건은 있는 편"이라며 "대면수업이 없던 작년과 올해는 가격이 다운된 상태에서 조금 있었다. 근데 요즘은 거의 없거나 들어와도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 금방 나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니 일부 대학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면수업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주거 문제와 코로나 방역을 고려해 남은 학기는 대면수업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건국대는 실험·실습·실기 과목 등 일부 수업은 대면으로 하되 이론수업을 비대면으로 하는 방침을 2학기 동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현재 진행 중인 대면수업 외에 더 이상 전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대는 지난 8일부터 15인 미만 강의에 대한 대면수업을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대면으로 진행된 수업은 5과목에 불과하다. 홍익대도 학기 초에 정한 대면수업 과목 외에 추가 확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위드코로나 3주째, 대면수업 여론도 반반
학생들의 반응은 여전히 반으로 갈린다. 대면수업을 환영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일부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거나 비대면 수업을 더 선호했다
세종대 1학년 정성진(20) 씨는 "직접 친구들을 만나고 수업을 듣는 것이 좋다"며 "대면수업뿐만 아니라 위드 코로나를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3학년인 고민석(26) 씨는 "코로나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무서울 정도로 큰 건 아니다"라며 "학교는 직접 나가야 공부도 되고 배울 게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으로 열린 제3차 대학 교육회복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안전한 방역을 전제로 유·초·중등은 3주간의 준비를 거쳐 22일부터 전면 등교를 추진하고, 고등교육 분야도 대면활동 확대와 올해 겨울 계절학기부터는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1.11.04 yooksa@newspim.com |
반면 중앙대 2학년인 최모(20) 씨는 "중·고등학교에서도 감염, 확진 문제가 나오는데 대학이라고 별 수 있냐"며 "학교가 다시 활기를 찾는 건 좋지만 여전히 조심할 때다. 2년 동안 진행된 비대면 수업이 100%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대면으로 전환할 시기는 아직 아니다"라고 전했다.
건국대 3학년 오나영(22) 씨 역시 "대면하려는 사람들은 공부 때문이 아니라 친구들 만나려는 목적이 큰 거 같다"며 "대면수업을 반기는 분위기는 반반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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