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여당 의원, 김창룡 경찰청장 면담
'여경 무용론' 선 그어…"경찰의 실패"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과 서울 신변보호 여성 사망 사건 등으로 경찰이 부실하게 대응했다고 몰매를 맞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여당 국회의원들도 경찰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양기대·이해식·임호선 국회의원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을 방문해 김창룡 경찰청장과 면담을 갖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행안위 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인천 층간소음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켜줬어야 하는데 현장에 출동해서 국민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은 상황 속에서 경찰 대처가 미숙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향후 대책을 만들어 국민이 불안 상황에서 경찰이 국민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트폭력 관련해 스마트워치가 있었는데도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대책을 촉구하고 국회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민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방안을 모색하고자 왔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22대 경찰청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24 dlsgur9757@newspim.com |
양기대 의원은 "인천 층간소음 난동사건은 국민 입장에서 억장이 무너지는 일로 국민들이 아파트에서 늘 겪는 문제라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터에서 군인이 도망을 간다든지 화재현장에서 소방관이 도망을 간다든지 등 이런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며 "경찰이 그런 모습까지 보여준 것은 나름대로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고 국민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의원들은 현장을 지키며 국민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경찰을 격려하면서도 이번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 의원은 "전국 곳곳에서 최선을 다해 국민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는 수많은 경찰들께 격려 말씀드린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문제점이 있을 땐 단호하게 대처해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해결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도 경찰 대처에 대해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경찰의 최우선적인 임무는 시민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일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교육 훈련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라고 주문했다.
◆ 여경 무용론에 선 그어…제도 개선·스마트워치 개선 예산 지원 등 논의
여당 의원들과 김 청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경 무용론'에 선을 그었다. 인천에서 발생한 사건은 여경뿐만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다른 경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먼저 얘기한 것은 이게 여경의 문제가 아니고 경찰 당사자들의 문제다라는 것"이라며 "모두 다의 문제이고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층간소음 사건은 완벽하게 도망친 사고라 생각한다"며 "그에 상응하는 경찰 조직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경찰 출신인 임호선 의원은 "층간소음 부실 대응은 여러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필요한 교육 훈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층간소음 불안이 가중된 지 오래이지만 112신고 통계조차 코드가 마련되지 않은 것은 경찰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영훈·양기대·서영교·이해식·임호선 의원이 23일 오전 9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에 방문했다. [사진=서영교 의원실] 2021.11.23 ace@newspim.com |
여당 의원들은 김 청장과 경찰 실습 훈련 개선, 테이저건과 스마트워치 등 국민 보호를 위한 예산 확보, 112 상황실 대응 개선 등을 논의했다.
서 의원은 "경찰 직무집행법에 대해 면책을 할 수 있는 법안 심사가 (국회에) 올라와 있다"며 "국민 보호를 위해 법안 통과를 확실하게 책임지고 필요한 장비와 예산을 통해 제대로 훈련하고 국민을 보호할 경찰로 거듭나게 예산도 잘 살피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4시 50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40대 남성이 층간 소음을 이유로 아래층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이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하면서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지난 19일 오전 11시 41분쯤에는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 A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전 남자친구 B씨와 헤어진 후 위협과 스토킹 피해를 입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으나 끝내 목숨을 잃으면서 경찰의 신변보호제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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