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 백제 사비기 1층 12각·2층 4각 형태 건물축조 추정
성내 위계에 따른 공간 구분…국가적 의례행위 활용 흔적
[세종=뉴스핌] 홍근진 기자 =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에 위치한 이성(李城-시기념물 제4호)에서 백제시대 다각다층(多角多層) 건물터가 최초로 확인됐다.
시는 23일 발굴조사 현장에서 내부건물지와 동벽조사에 대한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시에 따르면 한성문화재연구원과 진행 중인 이성 발굴조사에서 7세기 백제시대에 세워진 온전한 형태의 다각다층 건물터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확인됐다.
지난해 시작된 이성에 대한 발굴조사가 올해 6월부터는 성내 유단식(有段式) 구조의 4단으로 이뤄진 평탄지와 주변의 동벽 구간에서 실시되고 있다.
세종시 이성서 발굴된 유적 전경.[사진=세종시] 2021.11.23 goongeen@newspim.com |
최근 이중 1단에서 백제 사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확인됐다.
1단 건물 구조는 중앙에 방형형태로 초석 12개를 놓고 외곽으로는 30도 단위로 내진-중진-외진까지 3열로 초석을 놓아 12각을 완성했다. 방형의 중심부 바닥에는 열 십(十)자 형태로 홈을 팠다.
이러한 초석 배열형태를 볼 때 건물은 2층 이상의 다층 형태로, 1층은 12각으로 2층 이상은 네모반듯한 형태를 갖췄을 것으로 추정된다.
12각 다층 건물터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고 이번에 발굴된 것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는 첫 번째 사례로 향후 백제 문화를 이해하고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시 이성의 12각 다층 건물지.[사진=세종시] 2021.11.23 goongeen@newspim.com |
이밖에 유단식 평탄지 2단과 4단에서는 방형의 초석건물지와 3단에서는 점토 저수시설이 배치돼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이는 성내 위계에 따른 공간 구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성이 국가적인 의례행위의 공간으로 사용됐음을 말해준다.
또 동벽에서는 국내 고대산성 중에서는 처음으로 내외협축식의 석축성벽 안쪽에 차수벽을 두고 다시 안쪽에 집수시설을 조성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는 성안의 유수 처리를 위한 시설로 성벽 통과식 수구 2곳과 함께 성외 부석시설을 갖춘 고도화된 배수기법이다.
세종시 이성 방형 건물지 모습.[사진=세종시] 2021.11.23 goongeen@newspim.com |
이성은 백제시대 사비기에 처음 축성된 후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일부 다시 축조된 것으로 파악된다.
유물은 개원통보(開元通寶)와 각 단의 건물지에서 많은 양의 기와가 출토됐다. 특히 방형계 건물지에서는 연화문 수막새가 다량으로 검출되어 이성이 갖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평기와는 대부분 원통와통 제작이며 통쪽와통 승문통보 단판타날판 적색기와 귀접이방식 등은 당시 고구려와의 기술적 교류와 백제 웅진기 및 사비기 기와 만드는 전통을 잇고 있다.
시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포함해 향후 연차별 발굴조사와 정비 복원을 통해 시민들이 삼국시대 산성의 특징과 역사적 가치를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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