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 인사제도 개편안 설명회
같은 부서 직원 3명이 평가 '동료평가제' 도입
직급 2~3개로 더 축소하고 호칭도 통일할 듯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5년 만에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직원 직급을 없애고 동료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 '파격안'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성과평가 방식도 절대평가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을 본다. 능력 위주로 직원들을 평가하면서 젊은 직원들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늘었다. 인사적체가 심한 삼성전자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6일부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사제도 개편안 설명회를 순차적으로 열고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0.10.28 photo@newspim.com |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동료평가제 도입이다. 평가대상자가 같은 부서의 3명을 지정해 점수를 받는 방식이다.
상급자가 하급자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절대평가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존 상대평가에서 최상위 10%를 제외하고는 모두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꾸는 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5개 등급으로 나눠 임직원을 평가하고 있는데 상위 10%가 최고 등급을, 이후 25%가 두 번째 등급을 받는다.
기존 4단계였던 직급을 한두 단계로 통일하는 '직급 파괴'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연차에 따라 CL1(고졸사원)부터 CL4(부장급)까지 4단계 직급을 적용 중이다.
이를 2~3단계로 줄이는 1안과 아예 직급 제도를 없애는 2안이 후보로 올랐다. 직급이 사라지면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매년 기본연봉을 올려주는 베이스업(Base-up)은 자동 폐지된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나 삼성전기가 그룹장, 파트장을 제외한 직원들을 '프로' 호칭으로 이미 통일해 사용 중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 대로 성과주의와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인사적체가 심해 절대평가 확대로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사내 인력 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수평적인 성과 평가가 이뤄질 경우 30~40대 젊은 임원들이 늘며 세대교체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연차보다 성과가 더 중요해질 경우 회사 내에서 또 다른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소 후 이뤄지는 만큼 그가 구상하는 '뉴 삼성'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은 올 연말 완료 예정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지배구조 개편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부서장, CA 등 사내 의견을 청취한 후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