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 신병 확보한 檢…다음 수사 향방 주목
'계좌관리' 이정필도 검거…김건희 소환 불가피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구속되면서 '주가조작' 의혹의 시작점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를 향해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10시50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권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권오수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16 mironj19@newspim.com |
검찰이 권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주가주작 의혹 시작점인 김씨를 향해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은 지난해 4월 김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사건을 들여다보던 검찰은 권 회장의 연루 정황을 발견하고 그에 대해 먼저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근무할 당시 주가 부양을 위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주가 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높이기 위해 호재성 내부 정보를 유출하거나 허위 매수 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시세 조종을 하고, 시세 차익 목적으로 통정·가정 매매 등 시세 조종성 주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른바 '선수'들을 동원해 주가를 관리하는 등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권 회장은 이런 방식으로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고객들을 불법 유도해 매수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씨가 2010~2011년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하고, 2012~2013년 특혜성 증권 거래를 하는 등 차익을 누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김씨의 신한증권 계좌를 맡아 관리한 인물로 알려진 이정필 씨가 최근 검찰에 검거되면서 김씨 소환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가 조작 '선수'로 활동한 이씨는 지난 2009년 권 회장이 맡긴 도이치모터스 주식으로 주가를 조작한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이씨는 권 회장 소개로 김씨를 소개 받았다. 이후 그는 김씨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약 10억원이 들어 있는 증권 계좌를 받아 주가 조작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법원은 같은 달 12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의 소재를 추적해 온 검찰은 최근 그를 검거했다. 이씨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에 김씨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서도 이씨에게 계좌를 빌려준 뒤 자금을 제공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장모 최모 씨도 당시 김씨와 '통정매매'를 한 의혹이 불거진 만큼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건희 씨가 이씨에게) 단순하게 자금만 맡긴 것이 아니라 주가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자금을 줬다면 공범관계가 아닌가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라며 "김씨와 연결돼 있는 이씨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주가조작 혐의에 있어 김씨가 개입되거나 공동으로 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 측은 2009년 1월1일부터 2010년 12월31일까지 김씨 거래내역을 공개하며 의혹을 반박한 바 있다. 윤 후보 측은 "(이씨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게 사실관계의 전부"라고 주장했다.
또 윤 후보 측은 장모 최씨에 대해서도 주식거래 내역을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는 내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김씨의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는 등 별도의 대응은 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권 회장의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도 김씨 관여 여부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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