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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제주 학생·교직원...여수순천10·19 유적지 현장체험

기사입력 : 2021년10월18일 17:11

최종수정 : 2021년10월18일 17:11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여수·순천10·19 73주기를 하루 앞두고 18일 제주 한림여중 학생과 교사, 제주 4·3유족회, 전남교육청 등이 함께 여순 10·19유적지를 방문했다.

이날 체험에는 한림여중 학생 12명과 교사, 이석문 제주교육감, 송승문 전 4·3유족회장, 김창후 전 4·3연구소장, 장석웅 전남교육감 등 제주와 전남 지역 평화·인권 교류단 50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 4월 제주에서 '제주4·3'을 매개로 평화·인권 공동수업과 현장체험을 가졌던 전남·제주 학생과 교원들은 이날 6개월 만에 다시 만나 73년 전 비극의 현장을 함께 둘러보며, 평화·인권의 소중함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남·제주 학생, 교직원...여수순천10·19 유적지 현장체험[사진=전라남도교육청] 2021.10.18 ej7648@newspim.com

만성리 여수·순천10·19 희생자 위령비에서는 박병섭 순천문화재단 이사로부터 비석 뒷면의 '말줄임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주4·3공원의 '백비'와 함께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공유했다. 만성리 위령비 말줄임표와 제주4·3공원 백비는 아직 역사에서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여수·순천10·19'와 '제주4·3'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한림여중 학생들은 위령비를 참배하며 자신들이 직접 제작해온 '평화의 캔버스'를 제단에 바쳤다. 학생들은 캔버스에 "우리는 평화로 향한다. 우리가 모일 때 평화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한글과 영문으로 적어 세계평화를 염원했다.

제주 학생들은 또한, 위령비 인근 '형제묘'를 찾아 73년 전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형제묘는 여순사건 당시 집단 학살당한 희생자들의 무덤이다. 

한림여중 이서현 학생은 "학교 수업에서 '벽을 허물면 다리가 된다'고 배운 적이 있다"며 "제주4·3 및 여수·순천10·19도 이념의 벽을 허물면 평화와 인권의 다리가 되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한림여중 교사는 "체험학습을 통해 4·3과 10·19가 제주와 여수·순천이라는 지역에 머물지 않고 대한민국의 평화로 향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이 이런 생각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방문단은 14연대 주둔지에 들러 73년 전 비극의 현장을 직접 체험한 뒤 순천으로 장소를 옮겨 순천대와 장대공원 등 순천 지역 '10·19' 유적지를 답사하고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저녁에는 여수 라마다호텔 세미나실에서 순천팔마중 및 여수안산중 학생과 교직원, 여수·순천10·19유족회 대표들과 만나 평화공감 한마당을 갖고 '여수·순천10·19'와 '제주4·3'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나눈다.    

이번 행사는 지난 3월 전남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평화·인권교육 공유와 교사 학생 상호교류 등을 내용으로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추진하는 것으로, 4월에는 전남교육감과 교원, 학생, 유족 대표 등이 제주를 방문한 바 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제주 학생들을 만나 "이번 공동체험 학습을 통해 제주의 학생과 전남의 학생들이 우정을 나누며 평화·인권의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와 인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ej764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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