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서울대 급식노동자, 건설업 수준의 노동강도…근골격계·하지정맥류 질환 호소

기사입력 : 2021년10월13일 16:28

최종수정 : 2021년10월13일 16:28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하루 종일 저희가 계속 서 있어야 하잖아요, 이게 서 있으니까 다리도 많이 아프고. 지금 생협 직원들 하지정맥류 수술한 사람들도 꽤 있을걸요."(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 단체급식 조리실 노동자 A씨)

서울대학교 급식조리노동자의 노동강도가 건설업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조리노동자 10명 중 8명이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등 많은 노동자가 고강도 노동으로 인해 업무가 끝난 후 병원에서 침을 맞거나 물리치료를 받는 등 주기적인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사고나 질병 발생 시 산업재해 신청을 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대학노조) 서울대지부는 13일 오후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 단체급식 조리실 노동환경 및 건강영향실태 조사연구 보고회'를 열었다. 해당 연구는 관악구노동복지센터의 의뢰에 따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유청희 연구원이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 단체급식 조리실 노동환경 및 건강영향실태 조사연구 보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1.10.13 heyjin6700@newspim.com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식당(학생회관, 공학관, 농업생명과학대학, 자하연, 동원관, 기숙사) 6곳에 근무 중인 노동자 84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2~13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경력 3~22년 사이의 경력조리사, 조리실무사, 조리원 등 총 8명에 대해서는 면접조사를 실시했고 그외 연구원들이 학생회관 등 현장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년 여성이 대부분…식사 시간 19.6분·휴식 시간 34.29분

조사 결과 서울대 급식조리노동자 중 여성은 64명(76.2%), 남성은 20명(23.8%)으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또 50대가 54명(65.9%)으로 평균 나이는 50.21세였다.

이들은 평균 19.6분 안에 식사를 마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식사를 10분 이내로 먹는 경우도 37.5%였다. 30분 이내는 98.7%로 대부분이 짧은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5명(6.1%)은 식사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다. 연구는 이들의 실제 식사 시간이 적거나 불규칙적이어서 '없다'고 대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점심이 한 끼만 제공되는 곳에 출근하는 파트타임의 경우 식사 시간이 없을 수 있다고 봤다.

식사 시간을 제외한 휴식 시간은 평균 34.29분으로 분석됐다. 휴식 시간이 없다고 기재한 사람도 13명 (16.7%)이었다. 13명 중 1명은 정규직 풀타임, 8명은 정규직 파트타임, 4명은 계약직이다. 정규직 풀타임이나 계약직은 근로계약상 휴식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실질적으로 휴식할 수 없거나 불규칙적이거나 휴식 시간이 매우 적어 휴식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을 것으로 연구는 분석했다.

◆10명 중 9명은 근무 내내 서 있어…건설업 수준의 노동강도

급식실 유해환경에 얼마나 노출되는지에 대해 설문한 결과 서울대 급식조리노동자의 91.5%는 근무하는 내내 서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복적인 손이나 팔동작의 경우 76.6%가 거의 항상 노출된다고 대답했다. 조리과정뿐 아니라 퇴식, 설거지, 청소 등 전반적으로 급식실에서 이뤄지는 작업들에서 반복동작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소음에 거의 항상 노출된다는 응답은 43.9%, 자주 노출된다는 응답은 39.1%로 근무시간 내내 소음에 시달린다는 것이 확인됐다. 거의 항상 미끄러운 바닥에서 일한다는 답변은 46.3%, 자주 노출된다는 응답도 30.5%로 높게 나왔다.

연구는 이 같은 노동환경이 근골격계에 부담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한 바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0% 이상이 지난 1주일간 목, 어깨, 팔, 손목 허리 등 모든 부위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했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노동강도를 수치화한 결과 업무가 빠르게 걷는 수준이거나 100m 달리기 수준이라는 응답이 78.6%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일반적으로 노동강도가 높다고 여겨지는 건설업에 종사자와 유사한 수준이다. 노동자들에게 평소 주관적 노동강도를 수치화해 6점(아주편함)에서 20점(최대로 힘듦) 사이에서 고르게 한 결과, 서울대 급식조리 노동자의 평균은 14.18이었다. 건설업 종사자인 형틀목수 노동자는 12.4, 본층알폼 노동자는 14.36이다.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지만 산재 신청 비율은 '저조'

설문조사 결과가 보여주듯이 서울대 급식조리노동자들은 높은 노동강도와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사고나 질병 발생 시 산업재해 신청을 한다는 응답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로 병원 치료를 한 적 있다는 응답은 26.9%가 나왔지만, 그중 본인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참여자는 75%로 집계됐다.

근골격계질환의 경우 본인 부담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근골격계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다는 응답이 74.4%였고, 이 가운데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했다는 응답자가 98.4%에 달했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서울대 급식조리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 증상 정도와 열악하고 노후한 노동환경이 확인됐다"며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앞으로 서울대 생협 단체급식실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노동환경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heyji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