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공동투쟁·직장갑질 119, 현 정부 노동정책 설문조사 발표
응답자 3명 중 2명 "정부가 비정규직 배신했다"
"촛불 다시 들어야한다"는 응답도 61.6%로 절반 넘어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단체는 오는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비정규직 공동투쟁)과 직장갑질119는 12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과 코로나19 일자리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9월 29일부터 10월 5일까지 비정규직 공통투쟁과 직장갑질119 오픈 채팅방에서 진행됐으며 비정규직 노동자 2840명 중 2409명(응답률 84.8%)이 참여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76.2%가 '잘못하고 있다'고 했고.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3.8%에 불과했다.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배신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7.3%, 정부에 맞서 촛불을 들어야 한다는 응답자는 61.6%에 달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평가 비정규직 2400명 설문결과 및 촛불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100인 촛불 점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0.12 pangbin@newspim.com |
분야별로 살펴보면 정부가 잘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71.3%) ▲최저임금 정책 (67.7%), 민간부분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69%),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보호정책(74.5%), 중대재해 예방정책(61.4%) 등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응답자의 88.7%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답했지만, 남은 임기 동안 정부가 비정규직 공약을 이행하지 않을 것(79.5%)이라고 예상했다. 그 이유로는 '의지가 있었지만 자본과 여론의 압력 때문에 이행하지 않았다'(61%)와 '처음부터 의지가 없어서'(19.8%) 등을 꼽았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보다 도움이 되었나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7.7%, '그렇다'는 응답이 42.3%로 나타났다.
차기 대선 후보들에 대한 기대감도 낮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들이 노동존중,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6.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78.4%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촛불을 점화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 이조은씨는 "문재인 정부를 세웠던 그 촛불을 다시 들겠다"며 "노동자의 작은 외침 속에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깃들여 있다는 것을 정부는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한별 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도 "비정규직 제로시대, 청년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느냐"며 "문재인 정권에 맞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이제 만들어야 한다.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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