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뉴딜 집대성한 D·N·A 성과 창출
클라우드·메타버스 산업 경쟁력 확보 숙제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미래 산업의 먹거리로 손꼽은 '데이터(D)·네트워크(N)·인공지능(AI)' 분야의 성적표가 나왔다.
전년 대비 공공데이터 개방 건수가 확대됐을 뿐더러 AI학습용 데이터 활용 횟수도 1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체로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관련 유망산업의 성장세는 괄목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D·N·A 성장 확대 속 일자리 증가 주목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성장과 혁신의 성과를 보여주는 '2021 4차 산업혁명 지표'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지표는 지난 2년간 발표한 지표를 기초로 그간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정책성과 디지털 뉴딜 등 최근 정책방향을 국민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선정·조사한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 디지털 전환기 유망산업의 성장, 디지털 전환에 따른 혁신 성과 등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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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성장과 혁신의 성과를 보여주는 '2021 4차 산업혁명 지표'를 5일 발표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10.05 biggerthanseoul@newspim.com |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서 디지털 뉴딜의 핵심 산업인 '데이터' 산업의 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19조 27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성장했다. 공공데이터 개방 건수는 지난 3월 5만5561건으로 전년 대비 63.4% 증가하는 등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트워크에서 지난 6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가입자수는 3098만개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이용률은 2019년 52.0%에서 지난해 66.3%로 14.3%p 늘었다.
인공지능분야 성과 확산 추진 등에 따라 인공지능 산업 매출액은 지난해 68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성장했다. 보다 고도화된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AI 학습용 데이터 활용 횟수도 전년 대비 153.4% 늘어난 9만6826회를 기록했다.
과기부는 D·N·A 분야의 확산과 유망산업의 등장에 따라 경제 전반에 걸쳐 활발한 디지털 혁신의 기반이 마련될 뿐더러 국민의 삶에 체감이 되는 가시적 성과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분야에서 지난해 기준 학생의 온라인교육 이용률(98.9%)은 전년 대비 37.1%p 상승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의 일상화에 따른 온라인 교육의 활용도가 사회 전반에 걸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디지털격차의 경우, 일반국민 대비 취약계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지난해 72.7%로 전년 대비 2.8%p 상승하는 등 격차가 완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 분야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장, 간편결제 서비스의 보편화는 핀테크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금융산업의 혁신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실제 지난 3월 기준 인터넷 전문은행 계좌수는 3103만개로 전년 대비 29.3% 늘었다. 고객 수는 1807만명으로 전년 대비 36.2% 증가했다. 지난해 간편결제‧간편송금서비스 이용실적(일평균)은 8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46.0% 늘었다.
전세계 디지털 전환 도래에 발맞춰 정부에서도 공공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게 과기부의 설명이다.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제공되는 전자정부서비스의 이용률은 지난해 88.9%로 전년 대비 1.3%p 상승했고 지속적인 디지털정부 추진을 통해 디지털정부 종합지수 1위(2020년, OECD), 디지털경쟁력 지수 8위(2020년, IMD)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조경식 차관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데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추진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디지털 뉴딜 속도전 속에서 유망산업 성장세 기대치 밑돌아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는 정부가 연이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은 유망 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유망산업에 클라우드와 가상증강현실(메타버스) 산업이 포함된다.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을 보면 지난해 성장세가 전년 대비 4.5%p에 그친다.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은 2019년 12월 기준 전년 대비 0.8%p 확대됐을 뿐이다. 클라우드 산업 매출액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년 대비 5000억원 상승세를 보였던 2018년과 비교해 2019년에는 전년 대비 4000억원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다소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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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지난 5월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ICT문화융합센터에서 열린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XR글라스를 착용하고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2021.05.18 pangbin@newspim.com |
가상증강현실 산업을 보면, 해당 산업의 전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은 51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9년의 경우, 전년 대비 1223억원의 매출 증가세를 나타낸 만큼 관련 산업의 매출액이 둔화된 상황이다. 관련 산업 인력은 2017년 4596명, 2018년 5373명, 2019년 5940명 등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가상증강현실 기술 개발활용 기업 수를 보면, 2017년 105개, 2018년 149개, 2019년 179개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기업 규모는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ICT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 빅3 업체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아마존 서비스가 시장 점유 1위업체이다보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최근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 역시 초보단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과기부는 올해 들어 가상증강현실 등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정책 지원에 팔을 걷었으나 기술개발 지원에 국한될 뿐 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 마련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VR 업체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신산업에 너도 나도 메타버스를 붙이는 식"이라며 "이렇게 되면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보다는 단순 정부 지원금 따먹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기부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산업의 경우, 국내 기업의 시장 확대를 막는 규제를 살펴보고 있다"며 "메타버스 산업 역시 내년에 추가되는 예산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 걸친 업체가 협업하는 생태계를 조성, 국산 메타버스 서비스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