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 아직 아냐, 장기 정상화계획 중요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극적 타결한 HMM의 임금단체협상을 환영한다면서도, 아직 경영정상화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HMM 매각과 관련해선 구조조정 목적을 수행한 뒤 점진적 매각 단계를 취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13일 취임 4주년을 맞아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HMM이 노사 협의를 통해 무사히 임단협을 체결한 것을 환영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3일 취임 4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
그는 "HMM 임금 협상 시 노사 태스크포스(TF)에서 3년간 임금 합의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일진보한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경영정상화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3년 이상의 다년 기준 임단협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HMM 사측과 육·해상 노조는 지난 2일 7.9%의 임금 인상률에 합의한 2021년 임금협상 합의안에 서명했다. 임금 경쟁력 회복과 성과급 제도 마련을 위해 노사 공동 TF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HMM이 아직 안정적인 경영정상화 단계에 오른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HMM의 최대 영업실적 배경에는 직원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보단 코로나19로 인한 시황 개선, 대규모 정책금융 지원 등 우호적 영업환경 영향이 더 컸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적호조를 바탕으로 하루빨리 정상화된 기반을 닦는 것이 급선무"라며 "내년, 내후년에 시황이 정상화되면 해운 운임이 낮아질 것이고, HMM의 수익성도 낮아질 수 있다. 내후년에는 적자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노사협상 과정에서 보면 어려움은 끝났고 잔치만 남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 유감"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호봉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호봉제가 기업정상화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본다"며 "호봉제를 폐지하거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HMM 매각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향후 원활한 인수합병(M&A)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산은의 HMM 보유지분을 단계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향후 HMM 관리주체가 되는 해양진흥공사 중심으로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고 산은 보유주식은 점진적으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HMM 영구채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추진에 따라 정부정책에 입각해 영구채를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처리방안 역시 유관기관 정부와 협의해서 처리하겠다"고 언급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