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회사 업무방해·사기 혐의로 징역 1년 실형
"CJ이엔엠과도 합의…투표 피해회복방안 찾겠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책임프로듀서(CP)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실제 피해자인 이해인과 합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김예영 장성학 장윤선 부장판사)는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CP와 김모 CJ이엔엠 국장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7년 7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7.12. yooksa@newspim.com |
김 CP 측 변호인은 "업무방해 피해자인 CJ이엔엠과 합의를 마쳤고 실제 피해자로 논의되는 이해인 측과도 합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기 피해자(유료 투표자)들에 대해서는 불특정다수에 대한 공탁방법이 마땅치않아 사기 피해액 상당을 보전할 수 있는 공탁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다만 "법리적으로 피고인의 업무범위 내의 일이라 회사를 기망해 업무를 방해했다는 공소사실이 성립할지 의문"이라며 "사기죄와 관련해서도 중복 투표, 시간 외 투표는 명백한 증거가 없고 이 사건은 '프로듀스 101' 사건과 전혀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 측 변호인은 "개인 성과내역을 증거로 제출했다"며 "아이돌학교와 관계없이 이미 개인 성과를 올렸고 굳이 이 프로그램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과도한 행동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앞서 이들은 2017년 7월 20일부터 같은 해 9월 22일 사이 아이돌학교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최종 순위에 들지 않은 3명을 걸그룹 데뷔 멤버로 선정하는 등 CJ이엔엠의 방송제작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 과정에서 유료 문자 투표를 통해 원하는 출연자를 데뷔시킬 수 있다며 시청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한 뒤 수익금 1500여만원과 정산 수익금 3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의혹은 2019년 7월 엠넷의 다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 시즌4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시청자들로 구성된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원회는 같은 해 9월 김 CP 등 제작진을 사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1심은 김 CP가 임의로 순위를 조작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공동정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국장에 대해서는 가담정도가 낮은 방조범으로 판단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특히 아이돌학교에 출연한 가수 이해인이 방송 당시 시청자 투표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김 CP가 데뷔조와 이미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고 판단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20일에 열린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