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 인천도시공사(iH공사)가 올해 검단신도시 내에 공급하는 마지막 민간아파트 용지인 AA28BL 및 AA29BL, AA32BL의 공모 최종 참여 업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업체의 공모 조건 위반과 적격 여부, 공급 및 평가 주체인 iH의 전 고위 간부가 재직 중인 업체의 참여로 인한 공정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iH공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모에서 AA28BL(951세대)에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이가 AA29BL(785세대)은 DL건설과 금호건설이, AA32BL(672세대)은 롯데건설, 제일건설, 신동아건설이 각각 주관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모했다.
인천도시공사 청사 전경[사진=인천도시공사] 2021.09.07 hjk01@newspim.com |
각 컨소시엄에는 인천을 중심으로 서울· 경기 등 전국의 일반 및 중소 건설업체 4~8곳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5%의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공모는 전국의 중대형건설사를 포함, 일반 및 중소건설업체 50여곳이 한꺼번에 수주 경쟁에 나서다 보니 참여에 문제가 있는 업체까지 끼어들어 경쟁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AA28BL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소건설업체 A사와 AA32BL의 컨소시엄에 공동응모한 B사는 법인 명의만 다를 뿐 한 가족의 회사로 공모 조건 위반 논란을 낳고 있다.
iH공사는 이번 공모에서 1사 1개블록만 응모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A사와 B사가 특정인 가족 소유라는 것은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가족 중 1명은 각각 대표이사와 경영책임자로 두 회사 모두를 대표해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법인 명의가 다르더라도 특정인 또는 가족이 절대 지분을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으면 특수 관계 법인으로 해석, 공모 조건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H공사 측은 이번 특별설계 공모의 목적에는 종전 추첨 방식에 의한 용지 공급시 계열사 또는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일명 '벌떼 입찰'의 폐단을 없애기 위한 것이 포함돼 있다며 '1사 1블록 응모' 공모 조건 위반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iH공사 관계자는 "응모단계에서는 참여 업체 간의 지분 관계까지 살펴볼 수 없지만 심사 또는 당선이후 사업협상 과정에서는 공모 조건 충족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공정 행위 또는 이와 연루돼 사법기관의 수사나 행정기관의 제재가 검토되고 있는 업체의 응모 적격 여부도 가려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AA28BL의 한 컨소시엄에는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인천 송도 기숙사 땅 특혜 매각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C사가 참여했다.
또 송도의 대규모 개발사업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소송 중인 D사도 공동 응모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 이번 공모에 참여하려던 한 중형건설사는 과거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제재가 거론되자 응모를 포기했다"며 "업체에 대한 정밀한 응모 적격 심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A29BL의 한 컨소시엄 주관사에는 지난해까지 iH공사의 본부장을 지낸 전 간부가 임원으로 가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지역의 건설업체 관계자는 "본인의 신분과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자신이 엊그제까지 몸담고 있던 공공기관의 공모에 참여해 경쟁을 하는 것은 공정성 훼손 시비 뿐만 아니라 같이 있던 동료들을 난처하게 할 수 있다"며 비판했다.
iH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모 지침을 바꿀 수는 없지만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추후 심각한 문제가 발견될 경우 당선 취소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 사항을 공모에 추가할 수 있는지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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