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환경 불확실성과 해외자금 흐름 전망
A주·홍콩주에서 포착할 수 있는 투자기회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중장기적으로 중국 자본시장을 향한 해외자금의 투자 흐름은 분명 끝나지 않았다. 중국 상장사들이 또 한번 전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기회가 올 것이다"
상하이신은만국증권연구소(上海申銀萬國證券研究所)의 진첸징(金倩婧) 투자전략 수석연구원은 7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제9회 뉴스핌 중국포럼'에서 중국 주식 투자를 망설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하반기 들어 가시화된 대내외 거시환경의 불확실성 속에 중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변동성 장세를 지속하자, 중국 주식의 투자가치에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 주식은 커진 리스크 만큼이나 여전히 큰 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진 연구원은 이날 강연을 통해 △향후 중국경제가 직면할 거시적 환경 △중국 증시로의 해외자금 흐름 △A주(중국 본토증시에 상장된 주식) 및 홍콩증시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며 중국 증시에서 방향을 잃은 투자자들을 위해 주목할만한 투자의 기회를 소개했다.
진첸징(金倩婧) 상하이신은만국증권연구소(上海申銀萬國證券研究所) 투자전략 수석연구원 |
"통화∙재정정책 온건 기조 하에, 경제성장 둔화 통제가능"
진 연구원은 객관적 관점에서 향후 3~6개월간 중국 경제는 일정한 수준의 하방 압력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앞으로도 통화∙재정정책의 온건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경제구조 전환 정책을 적극 펼칠 것이라는 점에서 경제 성장 둔화는 여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에 있어 시중에 유동성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충분히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중립적 및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11월이나 12월쯤 또 한차례 전면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의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당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특별채 발행 가속화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경제구조 전환 과정 중 에너지 혁명과 과학기술 연구개발 투자, 제조업의 구조 전환 및 고도화 등 신(新)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당국의 움직임이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연내 테이퍼링, 해외자금 유입 단기적 둔화∙중장기적 지속"
하반기 들어 중국 증시로의 유입이 눈에 띄게 둔화된 해외자금의 흐름과 관련해서는 향후 일정 기간 해외자금 유입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 말까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강력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신호를 보내고 4분기말 정식적으로 테이퍼링을 선언할 경우 해외자금이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대규모로 지속 확대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이에 향후 3~6개월간 중국 시장을 향한 해외자금 유입 속도는 이전 특히 지난해와 비교해 일정 수준 둔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향후 수년간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할 때 중국시장을 향한 해외자금의 투자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물경제 관점에서 중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개방되고 중국 실물경제가 양질의 성장단계로 진입하게 되면 중국 자산의 잠재적 매력이 더욱 커지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이 다시 중국 상장사들을 주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구조적 분화 장세 뚜렷, 정책적 변화 예의주시할 것"
올해 A주 시장 흐름과 관련해서는 '구조적 장세(시장 전반이 횡보 또는 하락세를 연출하는 가운데 일부 섹터만 상승하는 장세)' 속 분화(分化∙강세 종목은 계속 오르고 약세 종목은 계속 내려가는 현상)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판단했다.
현재 A주의 경우 인기 핵심 자산은 고평가 되고 있지만 다수의 종목과 일부 섹터는 비교적 저평가되는 '구조적 분화' 양상이 매우 뚜렷하며 전반적으로는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만큼, A주가 지속적인 약세장을 이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현재 중국 증시의 구조적 장세 속에서 투자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통해 알파(α)수익을 얻고 싶다면 정책적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 연구원은 현재 A주 시장은 과거 수년간 이어진 상업적 논리에서 정책적 논리 중심으로 서서히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에서 당국의 정책적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에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섹터와 종목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진 연구원은 현재 중국 현지 증권기관들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조업 우량주나 독점적 경쟁력을 지닌 제조 강소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공신부가 전정특신(專精特新 전문성·정밀성·특수성·혁신성)을 가진 우수한 강소기업 리스트를 발표한 것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향후 이들 기업을 향한 각종 정책적 지원이 예상된다.
"홍콩증시 가파른 상승세 어려워, 중장기 투자기회 여전"
올해 A주보다 더욱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홍콩증시와 관련해서는 하반기 남하자금(홍콩 증시로 유입되는 중국 본토 투자자금)의 유입 속도가 현저히 둔화되면서, 올해 말 홍콩 증시가 전반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로 대표되는 인터넷 기업과 중국 자본 기반의 은행 등 양대 섹터가 올해 중국 당국의 규제에 약세를 이어간 것을 올해 홍콩증시 부진의 핵심 배경으로 꼽으면서, 인터넷 기업 투자에 있어서는 높은 밸류에이션뿐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 뒤에 투자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홍콩은 여전히 중국 신경제(ICT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경제)의 중요한 시장으로서, 향후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홍콩 회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홍콩증시에 대한 투자의 기회는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