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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중단 후폭풍] ② "사채·P2P대출 쓰겠다"…대출절벽에 서민 등골만 휜다

기사입력 : 2021년08월23일 15:40

최종수정 : 2021년08월23일 15:40

은행권 대출중단 '도미노'…LTV 한도 늘었는데 대출 '0원'
최악 전세난에 돈줄 막혀…사채 등 고금리대출 몰릴 수도

[편집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옥죄기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대출 중단 및 축소가 잇따르고 있다. 단계적으로 확대 중인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가을철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이나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서민들이 느끼는 혼란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30세대 등 젊은층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에서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목적과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 등을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1. 30대 직장인 A씨는 잔금 날짜를 앞두고 대출 문제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가능한 대출을 모두 끌어다가 집을 장만하려고 했는데 은행들이 잇달아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A씨는 시중금리보다 이자가 높은 2금융권 대출도 알아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계약금을 날리고 집을 포기하게 될까봐 눈앞이 캄캄하다.

#2. 20대 사회초년생 B씨는 주거래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막혔다는 소식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면 그간 지냈던 월셋집에서 번듯한 전셋집으로 이사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월세, 생활비를 충당하느라 모은 돈이 많지 않은 B씨로서는 수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3. 중개업소, 은행 창구들은 대출 문의로 북새통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수백개의 대출 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는 "오늘 집을 계약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막혔으니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하소연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공인중개사들은 기존에 고객들에게 알선해줬던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해 급히 다른 은행을 알아보고 있다.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농협 등이 부동산 대출을 조이자 실수요자들이 후폭풍을 받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매매 잔금을 치르려고 했는데 갑작스레 돈줄이 막혔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서민·실수요자' 대상으로 대출한도를 늘렸는데 이번 대출 규제로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대출 축소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의 2금융권, 사채, P2P대출 문을 두드릴 수요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대출규제 방식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6일 시행된다. DSR은 개인이 상환해야 하는 연간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종류의 부채를 포함한다. 기존의 총부채상환비율(DTI) 보다 대출요건이 까다로워 진다. 이날 시중은행의 대출 창고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은행권 대출중단 '도미노'…LTV 한도 늘었는데 대출 '0원'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 규제로 무주택자·1주택자에 대한 대출이 제한되자 당장 가을 이사철을 앞둔 실수요자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NH농협은행 등 시중 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축소에 나서서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오는 11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대출 한도 소진을 이유로 다음달 말까지 전세 대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SC제일은행도 일부 부동산담보대출을 중단키로 했고, 농협중앙회는 농협과 축협의 집단 대출(부동산 단체 대출)을 당분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출 절벽'은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적극 압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마이너스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개인 신용 대출도 줄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돈줄이 마른 실수요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정부가 앞서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높이는 등 대출규제 완화 조치를 했는데 이번 대출 축소는 실수요자에게까지 직격탄이 가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실수요자 LTV 우대 폭을 현행 10%포인트에서 최대 20%p로 확대했다. 소득 기준도 부부합산 8000만원 이하에서 9000만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는 9000만원 이하→1억원 이하)로 올렸다. 주택가격 기준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경우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은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완화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무용지물'이 됐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엄격하게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력에 은행들이 대출 창구를 사실상 닫아버린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대출 절벽'은 최악의 전세난 상황에서 이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지난주(0.1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작년 8월 첫째 주(0.17%)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셋값은 올랐는데 대출이 막혔으니 실수요자들에게는 '이중고'인 셈이다.

특히 전세입자는 곧 실수요자인데 전세자금 신규 대출길이 막힌 것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사회초년생으로서는 수도권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전세자금을 직접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려 했던 무주택자들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금수저'나 일부 '현금 부자'들이 집을 구하기 더 쉬워진 셈이다.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상품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우리은행]

◆ 최악 전세난에 돈줄 막혀…사채 등 고금리대출 몰릴 수도

부동산 중개업소와 은행 창구도 대출 문의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기존에 고객들에게 알선해줬던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하자 급히 다른 은행을 알아보고 있다.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들보다 금리 등 조건이 안 좋아질 수 있지만 일단 대출이 되는 은행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앞으로 대출 문이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출받을 수 있는 금융기관은 줄었는데 주택 수요는 여전히 많아서다. 예컨대 A·B은행이 대출을 중단하면 풍선효과로 C·D은행에 대출이 몰리게 되는데, 여기에 부담을 느낀 C·D은행도 결국 대출 중단을 선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은행들 전화기에도 불이 나고 있다. 한 부동산 상담사는 "대출 중단을 선언한 은행 창구에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들었다"며 "대출을 유지하고 있는 은행들도 고객들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출 여력이 남은 은행들이 자연스레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은행의 대출 한도는 정해져 있는데 고객 수요가 많으니 은행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1·2금융권에서 대출 문이 막히면 수요자들은 금리가 높은 캐피탈 대출이나 사채, 개인 간 거래(P2P) 대출로 몰리게 된다. P2P 대출은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채무자와 채권자를 바로 연결해주는 대출 서비스다. 

P2P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7~10%, 개인 신용대출 금리는 연 5~20% 수준이다. 대부업의 경우 평균 대출금리는 약 17%다.

매달 받는 돈이 정해진 월급 생활자의 경우 금리가 1%만 올라도 이자를 제외한 가용 자금이 줄어든다. 실수요자들은 주택 마련 부담이 그만큼 높아지고, 가계 살림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정부가 1주택자와 무주택자는 보호해준다고 했는데, 전세자금대출까지 막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난 글들이 올라왔다. 전세자금 대출 수요자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으면 2금융권에서 비싼 이자를 내고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면 서민들이 더 힘들어지는 걸 정부는 모르는 거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은 "지금 집을 사기로 계약한 사람들은 잔금을 어떻게 내라는 거냐", "답답한 정책들 때문에 정작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본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 삼간 태우느냐"는 항의 글도 올라왔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은 학자금·생활비 마련 등 '생계형 대출' 성격도 강한데 정부가 이마저 제한해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 청원인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한도 축소(연봉 내 한도)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금융위 입장에서 대출 총량에 대한 걱정은 이해하지만, 그 해결책을 이리 간단하고 단순하게 결정해서 시행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리스크와 기회를 판단해서 자금 운용을 할 자유가 있다"며 "무리하다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그건 최소한의 범위에서 충분히 숙고된 조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디 서민을 잡는 정책은 그만 좀 만드시고 이번 대출 규제는 취소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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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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