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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빠르면 다음 달 발표가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액 축소)를 앞두고 월가 전문가 사이에서 여러 투자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은 오는 8월 '잭슨홀 미팅(연례 경제·통화정책 학술 토론회)'이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 방침이 공개된 뒤 내년 1~3월 중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테이퍼링 크게 우려 안 해...조기 금리인상이 걱정"
전문가들은 대체로 테이퍼링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으면서도 다만 관련 발표 때 불거질 수 있는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걱정하는 분위기다.
분석가들이 테이퍼링을 걱정하지 않는 건 2013년 '테이퍼 탠트럼(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연내 테이퍼링 개시를 시사한 발언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사례)'으로 비롯된 연준의 활발해진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실적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UBS에 따르면 테이퍼링에 따른 미국 주가지수 S&P500 예상하락분은 3%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S&P500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이 2년에 걸쳐 매년 10%가 예상되는 등 실적 증가세가 이같은 낙폭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려가 나오는 건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자산 매입(현재 국채와 주택담보대출증권 월간 각각 800억달러, 400억달러 매입) 축소를 뜻하는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하는 재료다.
분석가들은 지난 6월 이미 연준이 종전 예상 시점보다 앞당겨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3월 2023년 0차례 예고→ 6월 2차례 예고)한 만큼 테이퍼링 발표에서 관련 우려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여름 변동성 대비...방어주 사고 에너지주 등 축소"
월가에서 '여름 변동성' 장세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시중 실질금리(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마이너스(-)'권을 유지하는 등 채권시장이 미국의 경제 회복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채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금리 상승을 경계하는 의견이 많다.
야누스헨더슨의 제이슨 잉글랜드 글로벌채권 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8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관련 대비책으로 단기물 채권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 전략가들 역시 테이퍼링 발표발 장기물 금리 상승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대비 전략을 세우고 있다. BITG의 줄리안 에마누엘 주식·파생상품 수석 전략가는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헬스케어 등 경기방어주가 좋다"며 "금리 상승에 취약한 운송업이나 그로스(성장주)는 피하라"고 권장했다.
부동산·에너지·소재 등 실물자산 관련 주식의 비중을 축소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물자산과 관련된 주식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이득을 보는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에 나서면 인플레 기대감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 "중장기적으로 주가는 강세...달러도 사둬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리 인상 역시 우려할 재료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테이퍼링과 마찬가지로 금리를 인상하는 건 그 배경에 경제가 좋다는 판단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경기 호조는 주가에 호재다. 따라서 금리 급등으로 주가가 떨어져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성과 면에서는 시기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갈리는 만큼 이에 따른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 예로 우량주에 대한 투자가 거론됐다. 연준이 통화완화책을 철회한다는 건 경기 회복이 '초기'에서 '중기'로 바뀌었다는 의미인데 과거 경기 회복의 중반부에서는 우량주가 대체로 좋은 성과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JP모간은 경기 회복 초기 국면에서는 오락이나 레저, 자동차 회사 등 재량(비필수)소비주의 성과가 좋지만 중기에는 가정용품과 식품 업체 등 필수소비주가 낫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2013년 12월 연준의 첫 테이퍼링 개시가 발표된 뒤 달러화 가치는 1년 동안 달러지수가 11%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2016년 12월 초까지 3년에 걸쳐서는 28%가량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테이퍼링 발표를 앞두고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달러 강세의 포지션을 취하라는 권고도 제시된다. 미즈호은행은 "앞선 테이퍼링 당시 본격적인 강달러 국면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며 이번에도 달러가 상당 기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