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처지 외면하고 최저임금 제도 부정하는 것"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동일한 8720원으로 동결할 것을 제시한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참여연대 등 4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동결안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처지를 외면하고 저임금 해소와 임금격차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최저임금제도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연대는 "사용자 위원들은 경제상황을 이유로 2008년 이후 줄곧 최저임금 동결, 삭감을 주장해왔다"며 "이는 근본적 해법을 회피하고 모든 경제적 위기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주장으로,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긍정적인 지표들에 눈 감고 한사코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사용자 위원과 경영자의 주장은 대부분 기우거나 근거가 없다"며 "즉각 최저임금 동결안을 철회하고 취저임금제도에 취지에 맞는 자세로 논의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참여연대 등 4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가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안(8720원)을 주장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의 요구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1.06.30 filter@newspim.com |
발언에 나선 박희은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은 "매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반복되는 사용자 측의 동결과 삭감 요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급 8720원, 한 달 월급 182만원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이 과연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건 불법인데 경영계는 이를 당당하게 공헌하고 있다"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올해 최저임금 인상율에 비해 최고치로 치솟는 물가는 최저임금 노동자에게 온전한 생활을 더 꿈꿀 수 없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들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차 전원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8720원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올해와 같은 금액으로 동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자 위원들은 지난 24일 올해보다 2080원(23.9%) 인상된 1만80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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