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시민단체들이 배달앱의 리뷰·별점 제도가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를 양산하고 있다며 점주 대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은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뷰와 별점을 무기로 한 소비자의 과도한 요구, 허위 및 악의적인 후기 등에 따른 점주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며 "허위 및 악성 리뷰는 매출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점주 방어권 보장의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부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경기 부천시 쿠팡 부천 물류센터 2020.05.28 mironj19@newspim.com |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 주문을 받은 한 점주는 다음날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전화를 받았다. 주문 당일 다른 음식은 다 먹고 새우튀김 3개 중 하나를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다음날 색깔이 이상해 환불해 달라는 요구였다.
점주가 새우튀김 1개만 환불해 주겠다고 답변하자 소비자는 쿠팡이츠 앱에 별점 하나와 비방 리뷰를 게시한 후 4차례 매장으로 전화를 걸어 전액 환불을 요구하며 고성을 질렀다. 점주는 이후 3차례에 걸쳐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환불요구 관련 전화 통화를 했으며 결국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같은 달 29일 사망했다.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무리한 소비자 요구 등이 점주에게 끼치는 스트레스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이번 사례는 단지 갑질 소비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리뷰와 별점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매장을 평가해 소비자 일방의 영향력을 키워 온 쿠팡이츠의 시스템도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리뷰와 별점 평가 제도는 거리나 배달료의 차이, 할인 이벤트 등 기존의 매장 선택의 기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매출에도 절대적"이라며 "또 매장 선택 효과보다 배제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악성 리뷰'나 '별점 테러' 등으로 인한 매출의 급격한 하락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점주들은 음식의 맛, 위생 등 본질적인 노력보다는 손편지, 리뷰이벤트 등 리뷰와 별점에 지나치게 매몰되고 있다"며 "일부 소비자들의 부당한 환불요구, 과도한 서비스 요구, 협박 등도 빈번해 리뷰 및 별점 평가 제도는 블랙컨슈머 등 갑질을 방치 및 양산하고 있다"고 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갑질 불공정 분쟁 발생 시 쿠팡 측과 협의라도 가능해야 하지만 협의 채널이 마련돼 있지 않아 그 부조리함을 개인이 감수해야 한다"며 "공룡으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횡포와 불공정한 행태 견제를 위해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기환 쿠팡이츠 대표는 "일부 이용자의 갑질과 무리한 환불요구, 악의적 리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 여러분께 적절한 지원을 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고객상담을 비롯해 서비스 전반을 점검하고, 고객과 점주 모두 안심하고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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