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안색의 박범계…인사·직제개편 등 이견 있던 듯
김오수 총장 "이성윤 등 거취 논의는 아직 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를 위한 법무부와 대검찰청 간 협의가 종료됐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은 듯 "제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3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검찰 인사안 마련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 뒤 오후 6시경 마쳤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을 방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6.03 dlsgur9757@newspim.com |
협의 종료 직후 먼저 밖으로 나온 박 장관의 표정은 짐짓 어두워 보였다. 그는 '인사안 조율 다 끝났느냐'는 질문에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며 "충분히 아주 자세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 충돌은 없었느냐'는 물음에 "그것을 얘기할 계제는 아닌 것 같다"고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조직개편안에 대한 형사부 직접수사 제한은 유지되느냐', '이성윤 거취 논의했나', '인사 발표는 언제쯤이냐' 등 이어진 질문에 특별한 답을 하지 않고 고검 청사를 떠났다.
이후 오후 6시7분 경 나온 김 총장은 "(논의할)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총장은 '검찰 간부 인사 논의 어떻게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2시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의견을 드리고 설명도 했지만 저로서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 충돌이 있었느냐' 물음에 "시간이 저에게는 더 많이 필요하다"고 거듭 답했다. 그는 '직제개편 우려를 전달하고 개선 방안 모색했다고 하는데 어떤 방향인가'에 대해선 "일선의 검찰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대로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부분에 대해선 6대 범죄에 대해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둬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냐'고 이어 묻자 "일정 부분 직제와 관련해 장관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 부분도 더 설명이, 제가 더 설명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인사 및 직제개편 관련 안건에서 일부 불협화음이 나면서 구체적인 인사안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이성윤 지검장 등 거취에 대해 의견 나눴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 논의는 아직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일 인사 발표가 나느냐'는 마지막 질문에도 "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 번 더 강조하며 차량에 올랐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이날 실제 인사 명단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사 방향과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장은 앞서 협의에 들어가기 전 "강력하게 얘기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치기도 한 만큼 검찰 측 의견을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박 장관과 다소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장급 검사의 승진 전보에 대한 구체적인 인사 방안을 논의했다"며 "검찰총장은 현재 논의 중인 직제개편안에 대한 일선의 우려와 개선방안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장관은 검찰개혁의 큰 틀 범위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선 검찰 고위 간부 인사는 이르면 4일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김 총장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발표 시기가 더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장관은 취임 직후 단행한 첫 인사에선 지난 2월 2일과 5일 두 차례 윤 전 총장과 의견을 주고받은 뒤 같은 달 7일 인사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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