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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빈센트 리버', 가족도 피해갈 수 없는 뿌리깊은 혐오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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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연극 '빈센트 리버'가 가족도 피해갈 수 없는, 뿌리깊은 동성애 혐오와 차별을 들춘다.

현재 '빈센트 리버'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이다. 배우 전국향, 서이숙, 우미화, 강승호, 이주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연기 장인들이 모였다. 극 중에선 가까스로 죽음을 면한 목격자와,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만나 내면의 응어리를 토해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빈센트 리버' 공연 장면 [사진=달 컴퍼니] 2021.05.06 jyyang@newspim.com

◆ 동성애 혐오 넘어선 문제의식…배우들의 놀라운 기량과 집중력

동성애 혐오 범죄로 아들 빈센트가 살해당한 뒤, 아니타(전국향)는 주변의 눈을 피해 이사를 왔다. 사고 현장을 최초로 본 목격자 데이비(강승호)는 그의 주변을 맴돌고 둘은 서로를 경계한다. 아니타는 데이비를 통해 어떤 단서라도 찾고 싶어한다. 데이비는 빈센트와 알던 사이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점차 서로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죽음의 비밀을 향해 다가간다.

전국향이 연기한 아니타는 젊은 시절 유부남과 사이에 낳은 아들 빈센트를 홀로 키운 싱글맘이다. 매정한 이웃의 눈초리 때문은 물론, 스스로도 아들에게 문제가 없었다고 믿고 싶다. 아니타의 사연엔 단순히 동성애 혐오의 경험과 상처뿐만 아니라, 여자로서 또 싱글맘으로서 겪어온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는 괴짜같은 아주머니와 내면 깊이 소외의 상처를 지닌 여자를 오가며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빈센트 리버' 공연 장면 [사진=달 컴퍼니] 2021.05.06 jyyang@newspim.com

강승호는 데이비 역으로 빈센트와 모르는 사이인 체 가장하며 어색한 말투와 행동으로 일관한다. 그럼에도 둘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나오는 행동은 그와 어떤 사이였는지를 짐작케한다. 극 막바지, 처절하면서도 비참한 고백에 객석은 모두 속수무책으로 빨려 들어간다. 전국향과 단 둘이 극을 이끌어가는 강승호의 놀라운 집중력과 기량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 예상 가능해도 충분히 충격적인 이유…탁월한 텍스트·연출 효과

'빈센트 리버'는 연극이지만 영화같다. 대부분 긴 독백과 대화로 이루어진 텍스트는 손에 잡힐 듯한 생생한 묘사를 통해 대사 속의 모든 공간을 바로 관객의 눈 앞에 펼쳐낸다. 세상에 없는 빈센트를 둘러싼 둘의 이야기와 사연들, 독특한 신 구성은 이 연극을 마치 영화처럼 풍성하게 만든다.

반전은 다소 예상 가능하지만 과정은 뻔하지 않다. 데이비는 아니타와 로맨스적인 무드마저 주고받으며 관객들을 아리송하게 한다. 그 덕에 반전이 가져오는 충격의 파장이 거세다. 진실이 드러나는 시점과 방식도 모두의 예상을 비껴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빈센트 리버' 공연 장면 [사진=달 컴퍼니] 2021.05.06 jyyang@newspim.com

특히 마치 데이비가 빈센트가 된 것 같은, 또 아니타가 빈센트인 것처럼 연출된 장면들이 묘한 감흥과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데이비와 아니타는 서로의 사연을 털어놓고 유대감을 쌓아가면서 서로에게 부재 중인 아들과 어머니가 돼 준다. 충격적인 진실을 담은 데이비의 재현 신에서는 아니타와 그는 마치 연인처럼 보인다.

유부남을 꼬셨다고 꽃뱀 취급을 당했던 아니타의 입에서 "네가 꼬셨구나"라는 말이 나올 때, 그 자신은 물론 극장의 모두는 충격에 휩싸인다.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도 떨쳐내기 힘든 차별과 혐오에 관해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펼쳐냈다. 오는 7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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