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폭스바겐·현대차 등 내재화 시도...성공 여부 주목
전기차 원가 절감·배터리업계와 주도권 경쟁 목적 해석도
[편집자] 전기차 시대를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 관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의 합작회사 소식이 나오는 한편에선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도 있습니다. 위기이자 기회의 변곡점에 선 K-배터리의 고민을 들여다 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는 만큼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자체 생산(내재화) 소식도 줄을 잇고 있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GM, 현대차 등 업계 선두 업체들이 하나 둘 내재화를 선언하며 관심이 집중됐지만 배터리 업계는 막대한 투자비와 기술적 장벽, 품질 문제 등을 이유로 회의적인 입장이다. 생산원가 절감, 배터리 업체와의 주도권 다툼 등이 내재화 선언의 실질적인 목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의 내재화는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완성차 업계 최초로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한 테슬라는 독일의 배터리 모듈·팩 조립회사인 ATW오토메이션을 인수해 자체 배터리 생산에 착수했다. 지난 1월에는 자체 개발중인 '4680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4680 배터리셀은 작년 9월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언급한 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보다 주행거리가 16%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랄프 브란트슈타터 폭스바겐 브랜드 CEO[사진=폭스바겐] |
폭스바겐은 스웨덴 배터리 신생업체인 노스볼트를 통해 자체 배터리 생산에 나섰다. 노스볼트는 2016년 테슬라 임원 출신인 피터 칼슨이 설립한 곳으로 폭스바겐이 지분의 20%를 소유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에 140억 달러(약 15조원) 규모의 배터리 신규 수주도 줬다. 또한 노스볼트와 함께 2030년까지 유럽에 배터리 생산공장 6개를 짓겟다고 발표했다. 생산능력 240GWh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노스볼트가 폭스바겐으로부터 140억 달러 수주했다는 건 일정한 기술 수준에 도달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면서도 "노스볼트의 기술 수준은 아직 알려진 부분이 없어 배터리를 생산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도 배터리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나섰으며 일본의 도요타도 20205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중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을 꾀하는 이유는 생산원가 절감을 통한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다. 배터리 수급난으로 배터리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전기차 보조금은 202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점진적인 소멸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2년 뒤 보조금 지급 정책 종료를 결정했다.
현재 글로벌 평균 전기차 보조금은 1000만원 수준이다.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와 가격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생산원가 절감이 필연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3년 안에 현 제조원가 대비 56%를 절감한 배터리를 내놓겠다"고 '반값 배터리'를 선언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 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2020.01.21 yunyun@newspim.com |
또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배터리 수급난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주도권을 갖기 위한 조치라고도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설비, 생산기술 등을 보유해도 설비 가동 노하우, 기술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개발 역량 등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제대로 된 생산능력을 갖추는데 7~8년이 걸린다"고 내재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생산까지는 못하더라도 관련 기술, 소재 원가 정보 등을 갖고 배터리 제조사와 가격 협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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