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열 프리미엄 릴렉스 시트, 퍼스트 클래스 안 부러워
승차감 개선·스포츠 모드 등 다양한 주행모드 적용
공간성 면에서 미래 맞춤형 모빌리티의 방향성 제시
[파주=뉴스핌] 김기락 기자 = 10명 정도의 사람을 태우는 승합차를 뜻하는 '봉고차'.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만큼 한국의 대표 봉고차로 자리매김해왔다. 스타리아는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이지만 스타렉스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다른 차다.
지난 15일 경기도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출발해 김포와 파주 일대까지 타본 스타리아는 기존 승합차를 넘어 다목적차(MPV)의 미래를 보여줬다. 공간 활용도 면에서 세단과 SUV를 스타리아와 비교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승차는 스타리아 고급 모델인 라운지 7인승으로, 기본 가격 4212만원에 4륜구동(HTRAC),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추가돼 총 4680만원에 달한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김포까지는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고, 기자는 2열에 승차했다. 독립식 시트인 프리미엄 릴렉스 시트는 얻어타는 기분이 아닌 대접 받는 느낌을 준다.
버튼 하나로 시트의 등받이 기울기 등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헤드레스트는 머리가 좌우로 흔들리지 않도록 귀까지 덮어준다.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스타리아 [사진=현대차] 2021.04.16 peoplekim@newspim.com |
승차감은 승합차로서는 합격점이다. 리어 서스펜션 구조를 기존 판스프링 대신 승용차에 쓰는 코일스프링을 채택했다. 판스프링은 철판을 여러 개 겹쳐 주행 중 도로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부품으로, 주로 화물차에 많이 쓰인다.
스타리아 승차감의 일등 공신은 바로 이 코일스프링 덕이다. 2열에서 승차감은 도심 주행이라면 중형 세단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다만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 시 3열에서는 다소 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리어 코일스프링의 작동 범위를 늘리는 게 낫겠다.
김포부터 직접 운전하며 파주로 향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현대차와 기아 대부분 차종에 적용돼 표준으로 자리 잡은 듯 하다. 계기반까지 LCD클러스터 방식이어서 고급차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가 굉장히 넓다. LCD클러스터가 앞유리 쪽에 붙어 있는 덕에 계기반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니 피로감도 덜하다. 오토홀드 등 주요 기능의 버튼을 터치식으로 한 곳에 모아 깔끔하다.
특히 컴포트, 스포츠, 에코 등 주행모드를 바꿀 수 있는 점은 승합차로서는 과분한 편의사양이다. 컴포트 모드에서 시속 100km로 주행하면 엔진회전수가 1500rpm을 오간다. 8단 자동변속기가 빠르게 변속하며 엔진회전수를 낮게 떨어뜨려 조용하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스타리아 [사진=현대차] 2021.04.16 peoplekim@newspim.com |
동반석에 앉으면 대시보드 위치가 보닛 쪽으로 파여있어 운전석 보다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실내 디자인과 함께 공간 활용성을 높인 아이디어가 설계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승합차에서 공간 활용도 만큼 중요한 것은 꼽기 어렵다.
이와 함께 변속기 레버를 없앤 대신 버튼식으로 만들어 앞좌석 공간을 더욱 넓게 쓸 수 있도록 했다. 2열 창문은 손으로 조작하는 슬라이딩 방식인데, 개폐량을 5단계로 조절도 가능하다. 우주선을 보는 듯 첨단 장치가 가득한 실내에 아날로그 감성이 엿보인다.
스타리아는 사용 목적에 따라 3인승·5인승·7인승·9인승·11인승으로 다양하다. 레저 등을 위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4인 가족이라면 5인승, 어린이집 및 학원 등하원용이라면 11인승이 어울리겠다. 또 2열에 VIP 등 승객을 모실 일이 많다면 7인승이 정답이다.
스타리아 판매 가격은 디젤 기준 ▲카고 3인승 2726만원 ▲카고 5인승 2795만원 ▲투어러 9인승 3084만원 ▲투어러 11인승 2932만원이다. 스타리아 라운지는 ▲7인승 4135만원(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기본 탑재 등) ▲9인승 3661만원(2열 스위블링 시트 기본 탑재 등)부터 시작한다.
스타리아는 미래 모빌리티의 한 축인 무인 자율주행차 등 목적기반 모빌리티(PBV)와 공간성 면에서 가장 가깝다. PBV는 차를 이동형 사무실 등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 과정에서 승객이 원하는 가치를 줄 수 있는 맞춤형 미래형 차다.
스타리아는 이 가능성을 충분히 담아냈다. 스타리아가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일상 생활에서 스타리아와 비슷한 미래차를 자주 볼 날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