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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세계 반도체 전쟁, 이재용 없는 삼성전자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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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열강들 첨단기술 전쟁에 낀 삼성전자와 한국 경제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성장한 반도체 산업 역사
위기와 기회의 중대기로에서 글로벌 기업가 부재 뼈아픈 대목

[서울=뉴스핌] 이강혁 산업1부장 = 미·중 반도체 전쟁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을 국가의 경제와 안보 모두를 좌우할 핵심자산이자 전략물자라고 보고 있어서다. 반도체 내재화를 외치는 미국과 중국, 그 전쟁의 파장이 어디까지 어떻게 휘몰아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반도체 전쟁에는 유럽 등의 열강도 가세하고 있다. 모두가 국가적 명운을 건 필사의 각오다.

각국의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의지는 천문학적인 투자와 인센티브 제공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적으로 미국은 2500조원을 반도체 등 첨단기술 관련 산업을 키우는데 쏟아붓기로 했다. 중국은 제조2025 등 반도체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하며 공급망 궐기를 추진 중이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안을 발표하며 글로벌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서울=뉴스핌] 이강혁 산업1부장.

우리 대표 기업이자 세계 반도체 산업의 맹주인 삼성전자는 이 전쟁의 소용돌이 중심에 서 있다. 경쟁자의 추격은 거세고 공장을 신설하거나 제품군을 결정하는 매순간이 각국 이해관계와 맞물려 빠른 판단과 결단이 필요한 고난의 연속이다.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의 판이 열렸다는 이야기도 된다. 백년 삼성이냐 십년 삼성이냐의 중대한 기로다.

전쟁의 흐름은 삼성전자에게 녹록지 않다. 미·중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가 결과적으로 최대의 시장이자 최대의 생산거점인 미·중 모두의 압박과 견제의 성난 파고를 슬기롭게 넘어야 한다. 한 고비 넘으면 또다시 고비다. 곳곳에는 적이고 지뢰밭이다.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삼성전자와 우리 반도체 산업은 아슬아슬해 보인다.

우리 정부의 위기 의식도 고조되고 있다.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독보적인 기술과 산업을 보유할때 국익도 최대화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세계 반도체 전쟁을 대하는 자세는 각국 움직임에 비해 너무 느슨하다. 발등의 불이 떨어져서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를 대하는 안목과 외교 역량에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기술 경쟁력으로 무장한 삼성전자는 결단의 순간마다 고군분투(孤軍奮鬪) 중이다. 하지만 각국 대통령까지 직접 자국의 이익을 위해 뛰는 이번 전쟁에서 홀로 돌파구 찾기란 벅찬게 현실이다. 잠깐 졸거나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못하면 영원히 뒤쳐질 수 있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등 가야할 길은 멀고 글로벌 무대를 발로뛰며 풍부한 의사소통과 업의 이해를 바탕으로한 요소요소의 결단을 주도할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는 뼈아프다. 한번 투자가 결정되면 '조'단위가 들어가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누구에게 떠밀려, 누구의 요구로 잘못된 결정을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사실 삼성전자 주도의 우리 반도체 산업 역사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결단과 맥을 같이한다. 결단의 바탕에는 광범위한 글로벌 인적네트워크를 통한 업의 이해가 깔려 있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의 기업가 정신과 미래의 방향을 결정해온 뚝심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 주도의 반도체 시장에 삼성전자가 진출한 것은 경영진과 선친의 반대를 무릅쓴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 결단이었다. 1974년 12월 당시 동양방송 이사였던 그가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사재를 보태겠다"라며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삼성 반도체 역사는 시작됐다.

위기의 순간, 도약의 기로마다 보여준 이건희 회장의 빠른 판단과 과감한 결단은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잘 보여준다. 일례로 일본이 6년이나 걸린 64K D램 자체 개발을 삼성은 반도체 진출 선언 후 불과 6개월 만에 성공했다. 이건희 회장이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석학들을 직접 만나 반도체 사업 윤곽을 잡아가며 일궈낸 결과물이다.

특히 1987년 삼성 반도체 사업의 중대기로였던 4M D램 개발의 의사결정은 리더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볼 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당시 4M D램 개발을 앞두고 집적도(칩 위에 올라가는 소자 수)를 높이기 위해 '회로를 위로 쌓을 것인가(스택 방식)', '아래로 파낼 것인가(트렌치 방식)'을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 이건희 회장은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해야 한다"라며 "위로 쌓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당시 반도체 최강자이던 트렌치 방식의 일본 도시바와는 다른 결정이었고 숫자에 목을 메야하는 경영진 누구도 결단할 수 없는 방향설정이었다.

이같은 이건희 회장의 판단은 결국 도시바가 D램 선두 주자를 삼성전자에 빼앗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택 방식을 택한 삼성전자는 도시바를 누르고 1992년 D램 반도체 시장 정상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1993년 반도체 공정 새 라인을 깔 때도 경영진이 할 수 없는 결단의 순간은 있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세계 표준인 6인치 웨이퍼(집적회로를 만들 때 쓰는 실리콘 판) 대신 8인치를 고집했다. 남들 따라 가다간 경제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게 이유였다.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며,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그의 도전적 의사결정. 결과적으로 삼성 반도체를 1류이자 산업의 맹주로 자리매김 시켰다.

눈을 돌려 현재의 상황을 보자면, 삼성전자에게 답안지는 분명하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제는 무엇보다 중요한 방향의 설정이고 결단이다. 이건희 회장이 '위로 쌓는게 효과적'이라며 당시의 주류 방식을 바꿨던 것처럼.

또한 각국의 핵심 인맥, 그것이 대통령이든 기업가든 석학이든 그 누구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빠른 의사결정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계획한 투자도 새로운 투자의 방향 설정도 가능하다. 초격차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의 확장, 인재의 영입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 현명하게 미래까지 내다보며 요소요소에 대한 판단을 하고 이를 빠르게 그리고 과감하게 결정할 의사결정 구조가 화급한 조건인 셈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등 19개 기업 불러 반도체 회의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바이든 땡큐'를 외치며 한숨 돌린 소외를 밝혔으나 뒷맛은 개운치 않다. 바이든과 격을 맞춰 글로벌 기업가 이재용이 참석했다면 '삼성전자 땡큐'가 나왔을지 모를 일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과 중국이 앞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 가늠키 어려운 현실과 마주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빈자리는 삼성전자와 한국 경제 모두에 더욱 뼈아파 보인다.  

ikh665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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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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