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 여성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최근 터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남성 지도자들과 나란히 앉지 못한 이른바 '소파게이트'(sofagate)가 여성 단체의 분노를 샀다. 여성단체의 사퇴 요구에 댜해 샤를 미셸 EU상임의장은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좌)이 접견실에서 의자가 없어 서있는 모습.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우) 옆에 앉은 사람이 샤를 미셸 EU상임의장. European Union/via REUTERS TV 2021.04.06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여성의 권익증진과 성평등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 밀레니아2025 여성·혁신재단은 이틀 전 미셸 상임의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까지 5000명의 동의 서명을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과 미셸 상임의장이 터키를 방문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났을 때다. 당시 접견 장소에는 의자가 두 개 밖에 놓여 있지 않았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앉자 미셸 의장은 그의 옆에 마련된 다른 의자에 앉았다.
의자가 없어 서있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당황한 듯 "어.."(erm)하며 방황한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담긴 것이다. 결국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카메라 앵글 밖인 소파에 앉아야 했다.
유엔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자문 단체 지위를 가진 밀레니아재단은 샤를 상임의장이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날 겪은 '수모'는 결국 모든 여성들을 대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사실 귀빈 환영 준비를 제대로 못한 터키 정부 측의 실수이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미셸 상임의장은 자신의 실수이기도 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성명에서 "소파 사건 이후 며칠 간 잠을 설쳤다. 문제의 영상이 머릿 속에 맴돈다"며 "나는 이번 사건에 책임감을 느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터키에서 여성과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는데 내가 의자를 양보했다면 아랫사람 다루듯 보였을 지 모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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