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외 지속적 괴롭힘·주거침입 등 4개 혐의 추가
송치 과정 포토라인서 마스크 착용 여부 '미지수'
[서울=뉴스핌] 한태희 이정화 기자 =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25)의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경찰이 8일 프로파일러를 투입, 2차 대면 조사했다. 경찰은 살인 외 지속적 괴롭힘 등 4개 혐의를 추가해 하루 뒤인 오는 9일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 입감 된 김태현을 상대로 프로파일러 대면 조사가 진행됐다. 지난 6일에 이은 두 번째 프로파일러 면담이다. 김태현은 변호인 없이 지금까지 경찰 조사와 프로파일러 면담을 각각 4회, 2회 받았다. 경찰이 국선변호사 입회 여부를 물었지만 김태현이 변호사 없이 조사받겠다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들이 김태현을 직접 만나 면담을 했다"며 "추가 소환 조사는 하지 않고 검찰 송치를 위한 기록을 정리하면서 추가할 것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하는 동시에 검찰 송치를 앞두고 그간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 기록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김태현에게 5가지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다. 기존 살인 외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등 4개를 추가 적용한다.
절도는 범행 전 마트에서 흉기를 훔친 혐의다. 스토킹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 괴롭힘 혐의를 적용한다. 경찰은 스토킹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까지 5개월 남아(오는 9월 시행)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이 범행 전후 상황을 은폐하려고 큰딸 휴대전화 정보 일부를 훼손한 것과 관련해 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도 적용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이 5일 밤 서울 노원구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실명과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날 김태현은 마스크를 쓰고 호송차에 탑승했다. 2021.04.05 leehs@newspim.com |
김태현은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됨에 따라 이날 검찰 송치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마스크 착용 여부는 본인 의사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라 김태현의 실물이 공개될지는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라 마스크를 내릴지, 올릴지 검토하고 있는데 본인 의사에 따라 마스크를 쓴 채로 포토라인에 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 모녀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 8분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김태현도 같은 날 수차례 자해한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다. 김태현은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뒤 지난 2일 퇴원했으며, 경찰은 지난 4일 그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태현은 범행 당일 택배기사로 가장해 세 모녀 집에 들어간 뒤 혼자 있던 둘째 딸을 살해했으며, 이후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에게도 연이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태현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을 수개월 간 스토킹한 정황을 파악했으며 큰딸이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태현은 살해하기 전 흉기를 훔치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사람 죽이는 법'을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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