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소방청 합동 점검 결과 발표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아파트 단지 소방시설 점검업체가 실제 가구 내부를 점검하지 않았음에도 점검 내용을 허위로 작성했거나 입주자 확인서명을 허위로 작성해 점검한 것처럼 조작한 경우 등이 대거 발견됐다.
8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소방청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동주택 소방점검 실태를 합동 점검한 결과 총 1032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이번 점검에서는 아파트 단지 약 1000곳에 대한 최근 3년(2017년~2019년)의 소방점검 전문업체 점검결과 보고서 4000여건을 분석해 소방점검의 적정성과 허위·부실점검 여부 등을 확인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소방점검은 아파트 등 시설물 관리자가 일정 자격기준을 가진 소방점검 전문업체에 의뢰해 연 1~2회(연면적에 따라 차등) 점검한 뒤 그 결과를 관할 소방서에 제출해야한다.
점검결과 모두 1032건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점검업체가 소방점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례가 283건이었으며 ▲소방점검 인력 과소투입(141건) ▲소방용역 관리부실(605건) 등으로 나타났다.
소방점검 보고서에 첨부된 '입주자 서명부'에 해당 세대를 방문한 사실이 없는데도 점검보고서에 '세대 내 화재감지기 불량' 등을 지적한 사례 277건과 소방점검 보고서에는 발신기, 비상구와 같은 공용부분 항목에 대한 점검내용이 있지만 현장 소방점검기록장비(R형 수신기)에는 점검기록이 확인되지 않는 사례 6건을 합쳐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사례가 총 283건이다.
소방점검 전문업체 점검자가 공동주택의 세대 내 화재감지기 등을 실제 점검을 하지 않았는데도 점검을 시행한 것처럼 입주자 확인 서명을 허위로 작성한 경우는 전 단지에 만연했다. 최근 3년간 소방시설 점검이 전혀 없었던 세대(104곳)를 직접 방문해 점검한 결과 12세대(11.5%)에서 화재감지기 작동불량이 확인됐다.
이밖에 같은 날 인접한 여러 단지에 대해 법정 기준보다 많은 세대를 소방점검하고 이를 감추기 위해 각기 다른 일자에 점검한 것처럼 허위신고한 사례(60건)를 비롯해 기준에 미달하는 인력을 투입한 사례가 총 141건 있었다.
정부는 이에 53개 부실점검업체와 점검기술자 82명에 대해 각각 영업정지·취소와 자격정지‧취소 등 행정처분 조치를 요구하고, 계약법령 위반업체(89개)에 대해 입찰참여 제한 등 제재를 요구했다.
국조실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점검을 계기로 공동주택의 소방점검을 내실화하고 소방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령 등을 개정할 예정"이라며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장기 미점검 세대(2년 이상)의 경우 관할 소방서에서 직접 점검함으로써 소방점검의 공백을 해소하고 신규 공동주택은 세대별 화재경보 자동감시를 위한 지능형 감지기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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