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노동부 '성평등 채용 안내서' 배포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기업 채용 과정에서 면접자에게 "여자라서 승진이 안될 수 있는데 어떻게 할 거냐?" "남자친구 있으면 금방 결혼하겠네" 등이 하지 말아야 할 질문 사례에 포함됐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와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는 최근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야기된 성차별접 면접 논란을 계기로 기업 채용 과정에서 성평등 채용이 정착될 수 있도록 '면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질문사례를 담은 성평등 채용 안내서' 배포를 비롯한 지원과 조치를 강화한다고 16일 밝혔다.
기업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모집·서류전형·면접·선발 등 채용 단계별 준수사항을 담은 성평등 채용 안내서를 배포 ▲기업·기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성별균형 인사관리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 ▲고용상 성차별 방지를 위한 현장 지도와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03.16 leehs@newspim.com |
우선, 여가부는 채용 단계별로 성차별적인 채용 요인을 점검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면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질문사례를 담은 성평등 채용 안내서를 고용노동부와 함께 3월 말까지 경제단체와 개별 사업장 등에 배포한다.
성평등 채용 안내서에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고용정책기본법,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채용 관련 국내 법령과 제도를 알기 쉽게 정리해 담았다. "여자(남자)만 뽑습니다" "군 생활 경험에 대해 얘기하라" "성희롱 당하면 어떡할래?" "아이 낳는다고 육아휴직 쓰는 거 아니죠?" 등 성차별·성별 고정관념, 성희롱, 결혼과 임신·출산, 신체적 조건, 연령 등을 관여하는 질문은 하지 말아야 할 사례로 꼽힌다.
또한, 채용 지원자가 실제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이 이뤄졌는지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진단표도 담았다. 여가부가 권고하는 성평등 채용 체크리스트는 4가지 단계와 공통사항으로 이뤄진다. 4가지 단계는 모집, 서류전형, 면접, 최종선발이다. 이는 기업이 참고하는 자료이며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아니오'라고 체크한 항목에 대해 이유가 불힙리하다면 채용 절차를 재정비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일례로 모집 과정에서 '직무나 직군에 따라 성별을 나눠 모집하지 않는다' '채용계획 수립 시 성별에 따라 선발 인원수를 정하지 않는다' 등은 '남녀고용평등법' 채용 관련 법령 위반 소지가 있어 즉시 시정이 필요하다.
여가부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기업·기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성별균형 인사관리 역량강화 교육'을 세 차례 실시할 계획이다. 첫 번째 교육은 오는 19일부터 참가자를 모집해 4월20일에 실시하며, 2회차와 3회차 교육은 하반기 중에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에 관심 있는 기업·기관 인사담당자는 여성인재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더욱 많은 기업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경제단체와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고용노동부는 올해 1만3000개소의 구인광고에 대해 성차별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고용상 성차별 익명신고센터' 운영 및 신고사건에 대한 엄정 수사 등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한 집중 신고 및 지도‧점검 기간을 상・하반기에 운영해 직무와 무관한 혼인 여부 등 개인정보 등이 요구되지 않도록 지도해 나갈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고용상 성차별 등에 대한 구제를 강화하기 위해 불리한 행위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 적절한 배상 등 노동위원회 차별시정절차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향후 채용절차법의 적극적인 현장 안착 등을 위해 전문가 간담회, 현장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를 고려하여 근로자 모집과 채용 과정에서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현장 지도와 제도개선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별 다양성 확보는 기업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높여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데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하며 "채용 등 고용 전반에서 성별과 관계없이 공정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정착·확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