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주민 수 천명 생계 달려" 서한 보내
"번복 안 되면 공장 문 닫고 배터리 경쟁서 중국에 뒤처질 것"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금지 판결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조지아 주정부는 켐프 주지사가 "수천 개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켐프 주지사는 지난달 ITC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에도 성명을 내고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바 있다.
켐프 주지사는 서한에서 "조지아주 커머스에 건설되는 SK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약 2600명의 인력을 고용할 예정"라며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인 26억 달러(약 2조9549억원)를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ITC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배터리 수입금지 결정에 대한 번복을 요청하고자 보낸 서한 [사진=미국 조지아주정부] 2021.03.13 yunyun@newspim.com |
이어 "공장 초기 연간 생산량은 전기차 3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EV 배터리 용량 22GWh이며 2025년까지 근로자 6000명 이상 고용과 연간 50GWh 생산이 계획돼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완공되면 SK의 공장은 미국에서 꼭 필요한 EV 배터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미국 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운데 연방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건설된 유일한 공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켐프 주지사는 그러면서 "ITC가 SK에 10년 동안 배터리 부품 및 부품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ITC의 결정을 거부하는 대통령의 조치가 없다면 SK는 커머스 공장을 폐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SK의 공장이 '미국 자동차산업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 노동자에게 고소득의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게 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에 정확히 부합한다"라고도 주장했다.
또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전기차 배터리 등의 공급망을 살펴보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점을 거론하면서 "SK의 공장이 문을 닫으면 미국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건설 중인 전기차배터리 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2020.01.16 yunyun@newspim.com |
켐프 주지사는 "이것이 쉬운 결정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3년 ITC 결정을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거부했던 사례를 제시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ITC 결정을 뒤집었다.
켐프 주지사는 또 "조지아인 수천 명의 생계가 이제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면서 "대통령의 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ITC는 지난달 10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10년 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포드와 폭스바겐의 일부 차종에는 각각 4년과 2년의 유예기간을 허용했다.
행정기관인 ITC의 결정은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ITC 결정을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은 다음 달 1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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