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국공립기관에선 볼 수 없다…금기를 깬 현대사진작가 메이플소프의 흑백사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국제갤러리서 국내 최초 메이플소프 개인전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한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당대 금기시됐던 흑인 남성 누드와 게이 서브컬처, 포르노그래피적 상상력이 가미된 퀴어 미학 사진을 발표했다. 그의 작업을 두고 호평도 쏟아졌지만 일각에서는 예술의 검열에 대한 담론이 생산되는 등 논란의 중심에 떠올랐다. 그럼에도 그는 시대적 아이콘이었다. 2021년, 메이플소프의 섹슈얼리티를 실험한 사진 작품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달라졌을까.

국제갤러리는 메이플소프(1946~1989)의 사진전 'Robert Mapplethorpe:More Life'를 지난달 18일 개최해 오는 28일까지 국제갤러리 서울점 K2와 부산점에서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Robert Mapplethorpe_Two Tulips [사진=국제갤러리] 2021.03.03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를 기획한 게스트 큐레이터 이용우는 메이플소프에 대해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논란을 촉발시킨 작가라며, '그의 작업은 예술이나 외설이냐'를 넘어 '인종과 젠더에 대한 사회의 시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메이플은 보수적인 레이건 정권에 반하는 사진을 많이 작업했고, 1980~90년대에는 미디어 문화에 대한 성찰과 성소수자, 대중문화와 예술문화의 결합한 작품 그리고 인종과 젠더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주로 탐미적 정물 사진과 섹슈얼리티를 실험한 사진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습과 윤리 의식에서 벗어난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정교한 사진적 양식성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이용우 큐레이터는 "메이플의 사진이 이 사회에 던지는 담론이 있다"며 "그가 주는 담론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관람객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메이플소프 개인전은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까지 그의 시그니처 흑백사진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정밀한 계조를 통해 완벽한 사진적 양식으로 구현된 초상 사진과 누드, 꽃과 과일, 청동상 등 정물 사진 연작과 패션 광고 사진, 영화적 서사를 구현한 작품들이 펼쳐진다. 꽃과 과일, 청동상 작품은 섹슈얼리티와 포르노그래피적 상상을 담은 작품들이다. 작가는 세심하게 조명과 구성을 계산해 사진적 양식으로 구현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Robert Mapplethorpe_Watermelon with Knife [사진=국제갤러리] 2021.03.03 89hklee@newspim.com

K2 2층에 마련된 'The Dark Room' 전시관은 에로스와 타나토스, 죽음과 섹슈얼리티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메이플소프가 뉴욕 퀴어 하위문화를 통해 포르노그래피와 외설성, 에로티시즘과 예술성의 문제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작과 이를 확장 재해석한 1980년대 흑인 남성 누드 등 핵심 작품을 선보인다.

갤러리 역시 이번 전시 개최가 큰 모험이었다. 국공립기관에서도 메이플소프의 전시를 기획하기에 무리가 있는 사진도 있다. 앞서 포르투갈 리스본 국공립기관에서 메이플소프의 전시가 열릴 뻔했으니 외설성 문제로 전시화되지 못했다. 국제갤러리에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고 관람 연령 제한도 과감하게 없앴다. 이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으나 선을 긋는 것 자체가 작가의 작품 세계와 성향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용우 큐레이터는 "나이 제한을 둬야하는 것을 두고 논의했지만 관람객이 자유롭게 작품을 볼 수 있게 허용의 허들을 낮추자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갤러리 관계자 역시 "전시에 19세미만 관람 금지를 걸어야 하나 고민했다. 미술관이라면 당연히 했겠지만 큐레이터와 저희는 메이플 소프가 보여주고 싶은 예술과 화두를 던지기 위해선 관람 연령 제한을 푸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Robert Mapplethorpe_Frank Diaz [사진=국제갤러리] 2021.03.03 89hklee@newspim.com

이어 "2층 전시실의 작품 설치 구조는 'ㄱ' 형태인데, 안쪽 사진은 작가의 독자적 미학을 구축한 작품들과 평범해 보이지만 작품의 힘이 내제된 극한의 순간이 담긴 작품들이며, 문제적인 흑백 작품은 2층 안쪽에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시장 문 앞에 이번 전시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고, 전시 도우미들이 작가의 작품에 대해 안내하기 때문에 관람에 문제는 없을 거로 본다"고 부연했다.

부산점에서는 젤라틴 흑백사진, 다이-트랜스퍼 컬러사진 등 다양한 사진적 물성의 양식적 실험을 보여주는 포트레이트, 정물, 청동상, 풍경 사진들을 비롯해 메이플소프가 후기에 천착했던 꽃 사진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작업들을 선보인다. 

한편,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초상, 누드, 자화상, 정물 등 흑백사진 연작들로 알려진 미국 사진작가이며 동성애적 이미지, 꽃을 중심으로 한 정물화, 셀리브리티 초상화, 혼합 미디어 조각 등을 발표했다. 전 세계 유수의 미술기관 및 갤러리에서 회고전을 선보여왔다. 대표적인 장소로는 뉴욕 휘트니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 파리의 그랑 팔레, 로스엔젤레스 카운티미술관 등이 있다. 사후 그의 작품들은 신디 셔먼, 캐서린 오피, 데이비드 호크니, 소피아 코폴라,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큐레이션을 통해 전시화되기도 했다. 1989년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메이플소프는 2000여점 이상의 초상, 꽃, 누드, 풍경, 광고, 정물 사진을 남겼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