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개월 수익률 17.04%
"원유·구리 값 상승이 큰 영향"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국내 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며 대다수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천연자원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원유와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점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천연자원 개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7.04%로 집계됐다. 총 46개의 펀드테마 중에서 유일한 두자릿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는 -2.45%, 해외주식형펀드는 2.63%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수치다.
최근 1주일 기준으로도 천연자원펀드의 수익률(5.34%)은 가장 높다. 총 46개 펀드테마 중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테마는 천연자원펀드를 포함해 6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40개 펀드테마는 최근 1주일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1개월 기준 펀드별 수익률 상위권은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 H)'(28.94%) △미래에셋TIGER구리실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금속)(22.72%)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WTI원유-파생형](A)(22.41%) 등이다.
천연자원펀드의 강세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반등하면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부터 구리나 에너지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선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해 마이너스대를 기록했던 WTI 원유 선물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60달러선을 돌파했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재인 구리 가격도 9년여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톤당 9000달러선을 넘어섰다.
증권업계서는 원자재 전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제5차 원자재 슈퍼사이클(장기적 가격 상승 추세)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가격 급등세는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시장에 유리한 경제적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강력한 고정사이클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슈퍼사이클을 언급하기에는 다소 이른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코로나19 백신 경제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경기 반등사이클을 고려할 때 짧고 강한 원자재 사이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슈퍼사이클 진입 여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