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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승리호' 김태리 "장선장은 권총 방아쇠 같은 인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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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김태리가 한국의 첫 SF 블록버스터 '승리호'로 또 한차례 도전했다. 그가 연기한 장선장은 거칠고 날 것 같은 느낌의, 좀처럼 볼 수 없던 여성 캐릭터다.

김태리는 15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승리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조성희 감독이 직접 장선장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로 엄선했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보고, 선장이란 타이틀에 걸맞는 모습을 대원들과 우당탕탕하는 선내에서 어떤 작은 몸짓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찾으려 했어요. 그런 장면들을 현장에서 만들어나갔고 태호한테 보내는 작은 눈빛, 업동이를 대하는 말투에서 나오는 애정 같은 것들로 표현하려 했죠. 이름뿐인 선장이 아니라 정말로 신뢰를 받고 믿음직한 사람이란 것을 어느 부분에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승리호'에 출연한 배우 김태리 [사진=넷플릭스] 2021.02.15 jyyang@newspim.com

김태리가 연기한 장선장을 필두로, 승리호의 대원들은 누구 하나 평범하지 않다. 송중기, 유해진, 진선규에 아역 박예린까지 영화 속에선 이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빛난다. 김태리 역시 이 점에 가장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에도 '승리호'가 팀플레이라 좋다는 얘길 했었죠. 배우들, 인물들 간의 앙상블이 굉장히 좋았어요. 이 영화가 꽃님이까지 5명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이 재밌고 귀엽고 그 부분이 가장 끌렸어요. 왜 그럴까요. 잘 모르겠어요. 좋은 선배들과 만나서 그런 부분이 잘 살아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승리호 팀원들의 케미스트리에 아주 만족해요. 하하."

김태리가 언급한 팀워크 덕분일까. 넷플릭스로 공개된 '승리호'에 쏟아지는 반응은 놀랍다. 한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도 스트리밍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호평받았다. 김태리는 무엇보다도 한국적인 정서가 잘 살아났단 점에 뿌듯해했다.

"반응이 괜찮아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넷플릭스로 개봉한다고 했을 때 이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신기할 정도예요. 바로 직접적으로 런던의 친구한테서 연락이 와서 캡틴장을 잘 봤다고 영어 리뷰를 받아보는 상황이니까요. 해외 분들에게 보여주기에 너무 부끄럽지 않게, 헐리우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맛을 내는 영화로 만들어진 것 같아서 그런 게 뿌듯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승리호'에 출연한 배우 김태리 [사진=넷플릭스] 2021.02.15 jyyang@newspim.com

그럼에도 장선장 캐릭터는 김태리에게 쉬운 역할은 아니었다고. 누군가는 입체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여기기도 한다. 직접 연기한 김태리가 해석한 그는 '단순하고 힘있게 끝까지 달려나가는 사람'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데 속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느껴졌어요. 현장에 가서 우주선 내에서 호령을 해보니 장선장이 제 생각보다는 굉장히 복잡한 사랑이더라고요. 굉장히 층위가 많은 사람이었고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좀 헤매기도 했죠. 완성된 영화를 보고나서 깨달은 것도 있어요. 장르영화는 좀 분위기를 맞춰가야 하는 구나. 이 인물은 이런 건 못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보다 훨씬 열린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좀 더 깊은 캐릭터성을 보여주기 위해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하게, 만화적으로 더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조성희 감독이 '큰 사람'이라고 표현한 장선장은 누구보다도 거칠고 때때로 못돼보이기도 하지만 마음 속에 신념과 정의감이 굳은 사람이다. 조 감독이 김태리에게 그런 인상을 느꼈다고 말했지만, 김태리는 "저는 전혀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장선장은 제가 따라가긴 너무 큰 사람이죠. 감독님을 지금 만나면 여쭤보고 싶어요. 하하. 큰 사람이라는 게 감독님이 장선장에게서 보고싶었던 면인 것 같아요. 얼굴은 그렇게 안생겼는데 세고 단단한 사람의 느낌을 보고 싶으셨나봐요. 제가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고요. 2092년으로 김태리가 간다면 어떨까 하는 질문도 받아봤는데, 장선장이나 승리호 선원들의 선택을 하진 못할 것 같아요. 그렇게 용기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겁쟁이고.(웃음) 제 할 일 하면서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승리호'에 출연한 배우 김태리 [사진=넷플릭스] 2021.02.15 jyyang@newspim.com

직접 참여한 입장에서, 김태리가 꼽는 '승리호'의 매력이 궁금했다. 그는 해외에서 열광적인 반응이 오는 비결을 '한국적인 것'와 '신선한 그림'을 꼽았다. 특별히 첫 승리호의 활강장면과 추격신을 이 영화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멋진 그림으로 꼽기도 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그림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그랬어요. 한국에서 우주 영화가 나온다면 이런 모습이구나 싶었죠. 한국적이고, 외국의 것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우리 정서가 담겨있고 가족애를 넘어서 인류애,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좋아요. 우주영화인데 한국어로 연기를 하는 게 신선하다는 글도 봤어요. 아 그렇구나. 다 영어로만 봤던 장면들을 언어만 달라도 외국에서는 충격적으로 느꼈겠구나 했죠. 첫 승리호의 추격신이 우리 배의 목적성과 성격을 보여주는 신인데 정말 잘 나와서 만족스러웠어요. CG, 음악, 장면이 삼박자가 딱 맞는 느낌이었죠. 시나리오 처음 받고 설렜던 감정이 고스란히 다시 느껴졌어요."

영화의 결말이 반전을 거듭하면서, 어쩐지 시즌2를 염두에 둔 듯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김태리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조성희 감독이 그려놓은 장선장의 전사와 '승리호' 세계관을 언급하며 조심스레 기대감을 자극했다.

"'승리호'가 권총이라면 장선장은 방아쇠라고 생각했죠. 모두들 닥친 상황에 어떡하지 하고 있을 때 장선장은 그 너머를 볼 줄 아는 사람이에요. 상황 속에서 변모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장선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신념, 정의를 갖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 같았어요. 대의를 지키는 사람이죠. 왜 이 사람이 선장인가. 왜 자폭 장치를 입 속에 넣고 다니는가 계속 생각했어요. 조성희 감독님이 장선장의 전사에 공을 많이 들이셨더라고요. 첫 미팅에서 대단히 열심과 열정을 갖고 애정을 표현하셨죠. 장선장이 승리호 안에서 얼마나 빛날지에 대해서요. 기대감은 있어요. 구체적으론 잘 모르겠어요 하하."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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