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난해 국경 봉쇄 이후 어업활동도 중단한 듯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해 북한의 어업 활동이 대폭 줄어든 모습이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강도 높은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북한 청진항 일대 위성사진에서 어업활동에 활용되는 목선들 대부분이 1년 넘게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VOA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청진항 일대 위성사진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VOA는 "6월과 7월에 청진항에 머문 고기잡이 배들의 숫자가 다른 때보다 소폭 줄어들긴 했다"면서도 "2019년이나 예년의 같은 기간의 감소폭에는 크게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수해복구용 시멘트가 청진항에 도착한 모습.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0.09.19 |
VOA에 따르면 이 목선들은 많을 땐 최고 1000여척까지 포착이 되는데, 고기잡이철인 5월부터 11월 사이엔 이들 선박들이 바다로 나가면서 일반적으로 항구가 텅 빈 모습이 관측되곤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취한 '국경 봉쇄' 조치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1월 국경 문을 닫은 이후, 외부 교역을 중단하고, 항공기와 철도, 육로를 통한 국경 통행을 금지한 바 있다.
여기에 북한의 고기잡이 배들의 운항까지 뜸해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어업활동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축소되거나 중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강도 높은 방역 조치로 인해 제대로 된 조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소규모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나라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면 14일간 격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이 고기잡이배에도 적용된다면 조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지라도 선박들의 운항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스탠거론 국장의 설명이다.
북한의 어업활동이 크게 위축된 정황은 민간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통해서도 일부 확인됐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글로벌 피싱 워치'는 인공위성과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을 분석해 지난해 북한 어장에서 활동하는 선박들의 숫자가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피싱 워치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북한 동해와 러시아 근해에서 활동하는 오징어잡이 선박들의 조업 일수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95%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북한 당국이 어부들의 해안 접근을 막았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런 부분이 북한 선박의 활동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