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막연한 불안감 가질 필요 없어, 생활 방역 철저히 해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양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의 코로나19 전파 및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생활 방역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 머물던 코로나19 확진자의 새끼 고양이 1마리가 지난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이 집단감염이 발생한 국제기도원을 폐쇄하고 남겨진 고양이를 동물보호기관으로 옮기기 위해 검사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첫 반려동물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정부가 관리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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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고양이 2마리를 키운다는 이모(31) 씨는 "그동안 고양이들이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며 "분명히 이번에 발견된 사례 말고도 이전 사례가 있을 것 같은데 말도 못 하는 고양이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코로나로 어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 어떤 식으로 조치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집을 벗어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만약 격리하게 되면 어떤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격리할 건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대한 검사나 감염 의심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빨리 세부 지침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아지 2마리를 키운다는 박모(30) 씨 역시 "항상 강아지 산책할 때 길고양이를 마주치는데 혹시나 옮을까봐 걱정돼 산책도 못 시키고 있다"며 "동물에게도 감염이 된다면 강아지에게도 마스크를 씌워야 할지 아니면 계속 집에만 머무르는 게 나은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코로나에 걸리게 되면 사람처럼 치료가 가능한지도 궁금하다"며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비도 부담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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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4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장갑을 교체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2명 늘어 누적 7만5천84명이라고 밝혔다. 2021.01.24 leehs@newspim.com |
특히 반려동물 확진이 이어질 경우 동물 유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시민 김모 씨는 "이번 확진을 계기로 반려동물을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많을까봐 더 걱정된다"며 "반려동물의 코로나 확진에 대한 대책은 물론 이번 확진을 핑계로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도 함께 꼭 언급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동물의 코로나19 전파 및 감염 가능성이 인간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생활 방역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당분간 반려동물의 산책과 다른 동물과의 접촉, 만지기 등을 자제해 달라"며 "반려동물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체계적인 검사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코로나19 발생 현황 모니터링 및 전파 방지 등 사람과 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가능성보다는 사람에서 동물로 전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가정, 농장, 동물원의 동물 및 야생동물과의 긴밀하고 직접적인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개인 방역에 철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