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부, 징역 2~3년에 집행유예 4년 선고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패티를 맥도날드에 납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산물 가공업체 임직원들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장영채 판사는 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승식품(변경 전 맥키코리아)의 전 대표 송모 씨와 직원 황모 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정모 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년간의 집행유예를 명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승식품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4000만원이 선고됐다.
장 판사는 업체 측이 출고 전 축산물위생관리법상 해야 하는 검사를 다하지 않았고,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시가독소가 발견됐음에도 재검사 없이 패티를 납품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맥도날드 영업점. 2020.08.23 leehs@newspim.com |
장 판사는 "쇠고기 패티에서 시가독소와 O-157 대장균이 발견돼 식품 위생 우려를 알았음에도 판매하고, 회수해 폐기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해동 후 재냉동이 불가능한 냉동식육을 재냉동해 보관하는 등 식품 위생에 관한 국민 신뢰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실제로 해당 패티를 사용해 만들어진 햄버거를 섭취한 어린이들에게서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이 발생했고, 일부는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해 엄벌해야 한다"며 "범행 기간과 방법, 정도에 비춰볼 때 죄책도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맥도날드 해피밀을 먹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명 '햄버거병')에 걸린 4세 여아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보호자는 그 원인을 맥도날드 햄버거로 지목하며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당시 검찰은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 패티가 맥도날드에 대량으로 납품된 사실을 적발하고, 패티 제조업체 임직원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맥도날드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당시 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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