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정보는 중요정보 아냐...명확성·정확성 없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이유정 변호사가 1심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논란이 됐던 '가짜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이 변호사가 취득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조사 정보가 중요정보라고 볼 정도로 명확성을 갖추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17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주영 판사는 2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변호사와 법무법인 원 소속 변호사 윤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재판부는 "식약처 검사 결과 등 정보가 자본시장법상 중요한 정보인지 봐야 하는데, 이는 투자자들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식약처 정보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명확성과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 김모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약 1억2000만원의 추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씨는 주식을 매도하기 전 한국소비자원 검사 결과 등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며 "직무상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이용해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 변호사는 내추럴엔도텍 백수오 제품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미리 취득하고 지난해 2015년 4월 30일 주식 시장이 개장되기 전 내추럴엔도텍 주식 1만4000주를 매도, 약 8000만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내추럴엔도텍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가 내추럴엔도텍 대주주였던 김모 씨 등을 통해 이 변호사 등에게 전달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13년 내추럴엔도텍 비상장 주식 1만여 주를 2억2000만원에 사들였고, 주가는 2015년 4월 9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같은달 이른바 가짜 백수오 파문이 일면서 한국소비자원 등이 조사를 시작하자 내추럴엔도텍 주가는 한 달 만에 10분의1 수준인 9270원까지 폭락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지만 이 변호사는 주가 폭락 전 꾸준히 주식을 팔아 약 5억3000만원 가량의 수익을 냈다.
지난 2017년 8월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지명된 이 변호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식 매도에 불법은 없었다고 항변했으나 결국 후보에서 사퇴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