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선 넘는 정치금융] (下) 주무부처 금융위도 '패싱'…서민·금융 소외계층 피해

기사입력 : 2021년01월21일 11:12

최종수정 : 2021년01월21일 11:18

시장원리 무시 최고금리 인하·이자 제한 추진…업계·서민 피해
저소득·저신용자 자금 융통 어려울 전망…"약 60만명 떠 밀려"

[서울=뉴스핌] 김진호 정탁윤 기자 = 최근 잇단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 즉 '정치금융' 확대가 금융권과 시장경제에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정책들이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발생해 피해가 서민들에 전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는 7월로 예정된 법정최고금리 인하(24%→20%)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추진됐지만 일방적 정책 추진에 관련 업계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를 이용하던 서민·저소득층이 제도권 금융에서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처지에 놓인 점이다. 그런 와중에 서민을 보호해야하는 금융 관련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정부여당과의 주요 정책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어 우려스럽단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의장(가운데)이 국회에서 열린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16 leehs@newspim.com

2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정치권의 '은행 이자 제한' 제안 등 잇단 금융권 간섭에 주무부처인 금융위는 난감한 입장이다. 반시장적인 은행 이자제한 정책을 금융위와 사전 협의없이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금융권 압박을 통한 정책변경 사례는 많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달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하소연이 있다"며 예대금리차 축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에선 은행권의 신용등급 평가 기준 완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당장 오는 7월 1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4%포인트 인하된다. 정부는 앞서 2018년 2월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낮춘 데 이어 3년도 채 되지 않아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최고금리 인하의 배경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은 출범 직후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최고금리의 단계적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몇 년 간 최고금리 인하 이슈는 정치가 개입되며 시장원리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불과 4년여 만에 인하 폭이 7.9%에 달하는 중에 여당을 중심으로는 최고금리를 연 10%로 낮추자는 법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불을 지핀 영향이다.

빠른 속도의 최고금리 인하로 저소득·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대부업과 저축은행들은 현재 연 20% 초과 대출의 신규 취급을 중지하고 기존 대출 회수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후폭풍으로 서민들의 대출 창구가 조여지는 셈이다. 최고금리가 4%포인트 인하되면 저신용 서민 약 60만명이 제도권 밖으로 떠밀려 나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 잇단 정치권 간섭에 금융위 '난감'

정치권의 '은행 이자 제한' 제안 등 잇단 금융권 간섭에 주무부처인 금융위는 난감한 입장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최근 공매도 금지 연기 등 서민들과 직접 관련된 정책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로 전 금융권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를 취해왔지만, 부실을 우려한 은행들의 반발도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위 입장에선 서민들의 금융 피해를 보호해야하는 한편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에 따른 은행권의 부실 관리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현재 당초 3월까지였던 코로나 대출만기·이자상환 유예를 추가 재연장하는 방안을 은행권과 협의하고 있다. 부실위험을 우려한 은행권의 반발을 누그러트리면서 최대한 정부정책에 협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자 제한' 정책은 이해 당사자들의 동의와 상당한 기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핑계로 금융업의 본질을 이해 못한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적 발언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현재 부실 우려를 감수하고서도 대출만기나 이자상환 유예 같은 정부정책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는 금융권의 입장도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최고금리 인하, 이익공유제 등 정치권이 사실상 금융사를 압박하는 듯한 정치금융 행태를 그만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 시장의 메커니즘을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정치금융이 21세기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우려스러움을 금치 못한다"며 "정부 당국자나 여당 등에서 최고금리 인하나 이익공유제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는 강요로 비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rpl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사진
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