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당액 31조원 규모 추정..전년比 6.5%↑
배당 증가에 주가 상승까지...'1석2조' 기대감
전문가 "올해는 현금흐름 지표로 투자 접근해야" 조언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대거 현금을 쌓으면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 역시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증가에 따라 배당액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금흐름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23조3000억원 증가하고 재무 활동 현금흐름과 현금성 자산도 각각 11조8000억원, 19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증가해 최근 5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 상장사들의 폭발적인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면서 배당 및 주가 상승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한 지난해 4분기 259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35조9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9년 4분기 이들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2조4584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실적 전망이 제시된 코스피 상장사 192곳의 연간 순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128조40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 88조484억원보다 45.8%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2019년 코스피 순이익(69조872억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 연간 순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적은 지난 2017년(142조7천억원)과 2018년(130조2천억원) 뿐이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올해 코스피 전체 배당액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6.4% 상승한 31조5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사의 배당금 규모는 지난 2016년 9536억원에서 2017년 4조6475억원, 2018년 9조1060억원, 2019년 9조3199억원 등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면서 역대급 배당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코스피 디스카운트로 지목됐던 낮은 주주환원율이 개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국내 주주환원율은 25% 안팎으로 미국(S&P500)의 98%와 비교해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주주환원율은 순이익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비중이 높을수록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이 많다는 것으로 주주친화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또 현금흐름 개선은 주가에도 반영되는 만큼 배당과 시세차익 모두 챙길 수 있어 주주들이 중요하게 살펴보는 지표 중 하나다. 반대로 현금성 자산이 부실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예로 한국전력은 현금흐름에 따라 롤러코스터 곡선을 그린 대표적인 종목 중 하나다. 한국전력은 당기순이익 흑자전환과 현금흐름이 개선되던 지난 2014년부터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2015년에는 예상 배당금 1340원을 훌쩍 넘은 3100원의 배당을 공시해 주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원자력 발전소 가동률 하락으로 현금흐름이 둔화되고 영업이익까지 적자로 돌아서면서 주가는 지난해 중반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장사들의 현금흐름이 대체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련 지표를 따져가는 투자 접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현금과 이익이 증가하면 주주환원정책 또한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잉여현금흐름 개선과 배당성향 증가의 선순환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올해는 현금흐름 지표를 꼼꼼히 살펴 안정기와 성장기에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