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소재분석연구부 강현오 박사 연구팀이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과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하는 나노복합체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나노복합체는 붉은빛을 받을 때만 활성화되기 때문에 필요한 시간 동안 특정한 위치에 빛을 조사해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 수 있어 향후 새로운 형태의 치매 치료에 활용될 전망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덩어리로, 실 모양의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응집돼 만들어진다.
나노복합체가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하는 과정[사진=KBSI] 2021.01.06 memory4444444@newspim.com |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뇌 안에 계속 축적되는 과정에서 신경 독성이 야기되고 뇌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시스템이 파괴돼 치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를 위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을 억제하는 연구는 계속돼왔으나 빛으로 치료 위치를 표적하고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나노복합체를 개발해 동물실험을 통해 억제 효능을 검증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주요 치매 유전자들을 동시에 갖고 있는 치매 동물모델(5xFAD)로 실험을 진행했다. 살아있는 실험쥐의 뇌 한쪽에 나노복합체 용액을 주사한 후 뇌 속 깊은 곳까지 도달할 만큼 투과력이 높은 붉은 빛(파장 617nm)을 2시간 동안 조사했다.
빛을 받아 활성화된 나노복합체는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잘게 쪼개고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재응집 및 새로운 형성을 억제했다.
개발된 나노복합체는 5nm(나노미터) 이하의 크기로, 공 모양의 핵에 핵산가닥을 결합시킨 형태이다. 나노복합체의 핵은 탄소가 주성분으로 '탄소점(Carbon dot)'이라고도 불리며 인체독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핵에 붙은 '압타머(Aptamer)'라는 핵산가닥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만나면 강하게 달라붙는 역할을 한다.
나노복합체는 살아있는 실험쥐 뇌의 복잡한 신경생리학적인 환경 속에서도 효능이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치매 치료제 개발에의 적용이 용이하다.
연구진 2021.01.06 memory4444444@newspim.com |
기초과학지원연구원 강현오 박사는 "뇌신경 관련 치료제 개발에 있어 외부 물질로부터 뇌신경세포들을 보호하는 뇌혈관장벽을 치료제가 통과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나노복합체는 탄소를 기반으로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복합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형식 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우리나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KBSI는 과학기술 기반 대응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고령동물생육시설을 포함하는 KBSI 노화연구시설을 준공했으며 이러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함과 동시에 KBSI의 주요사업인 생물재난 분석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노화 관련 후속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창의연구, 이공학개인기초 기본연구)과 KBSI(생물재난분석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KAIST 박찬범 교수 연구팀은 나노복합체 합성 및 특성 분석 연구를, KBSI 강현오 박사 연구팀은 치매 동물모델을 통한 나노복합체의 효능 분석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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