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도풀로스 전 캠프 고문 등 측근에 사면·감형 조처
민주당 "대통령 감싸려고 거짓말하면 사면이냐" 비꼬아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명에게 사면을 내리고 5명을 감형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면 대상에는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 수사 과정에서 유죄를 인정한 조지 파파도풀로스가 포함됐다. 파파도풀로스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외교 고문을 지낸 인물이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위증 혐의를 적용받은 러시아 억만장자의 사위이자 트럼프 캠프와 가까운 관계에 있던 네덜란드의 변호사 알렉스 반 데르 즈완도 사면됐다. 또 전직 공화당 의원 3명이 사면되거나 감형됐다. 언급된 대상자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하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때 위증을 인정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사면한 직후 나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퇴임 전에 추가적인 사면을 내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20일 퇴임을 앞두고 사면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의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대통령을 감싸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면 사면된다"며 "트럼프를 지지한 부패 정치인도 사면된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전 자신이나 가족에 대한 '예방적 사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과 가족이 현재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지는 않았으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수단으로 이를 활용할 생각이라는 얘기다.
예방적 사면은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계기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게 사용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가족 챙기기'라는 비판이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대통령 스스로 자신을 사면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어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대통령의 사면은 연방법 위반으로만 한정된다. 주법 위반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뉴욕 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금 거래 등에 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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