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유지되면서, 공연계가 잠시 멈췄다. 이 가운데 온라인 유료 공연으로 새 활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뮤지컬 '모차르트!' 같은 대형 공연부터 갈라콘서트까지 유료 라이브 플랫폼으로 '집콕' 관객들과 만났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2020.11.10 jyyang@newspim.com |
◆ 신호탄 쏜 EMK…한류 뮤지컬·과거 공연 녹화 중계 활발
지난 추석 연휴 국내 대형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올 여름 세종문화회관에서 올린 뮤지컬 '모차르트!'를 한국, 일본 양국에서 유료 상영했다. 이어 하반기 코로나19가 본격 재확산하면서 공연시장이 다시 얼어붙었지만, 뮤지컬 '엑스칼리버' 녹화 중계와 '모차르트!' 앵콜 유료 상영을 결정했다. 국내 공연 주체 가운데서는 발빠르게 비대면 공연의 활로를 개척한 셈이다.
지난 7일 진행된 뮤지컬 '엑스칼리버' 온라인 상영은 네이버 TV 후원 라이브를 통해 진행됐다.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올린 국내 창작 뮤지컬로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해 새롭게 탄생한 스토리라인과 아름다운 넘버로 사랑받으며 객석점유율 92%, 약 1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다. 처음으로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공연돼 3천여개의 실시간 댓글과 약 4만 7천개의 좋아요 수(후원라이브, 브이라이브 합산)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2020.12.17 jyyang@newspim.com |
특히 '엑스칼리버'에 이어 추석 연휴 1만 5천명의 온라인 관람객을 모았던 '모차르트!'도 13일과 14일 양일간 앵콜 상영이 진행됐다. 이틀간 약 20만개의 좋아요 수(박강현, 김준수 버전 합계)로 뜨거운 반응을 확인했다. 여기에 오는 25일과 26일에는 현재 공연 중인 '몬테크리스토'까지 활발한 영상화 사업으로, EMK는 연말 온라인 특수를 노릴 예정이다.
'모차르트!'의 최초 온라인 유료 상영 이후, 이같은 변화에 업계도 자연스레 발맞춰가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신과함께' '잃어버린 얼굴 1895'가 네이버 후원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 상영됐다. 모두 지난 공연 당시 녹화해둔 공연 분이다. 또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는 한류 뮤지컬 '광염소나타'가 역시 같은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관객과 만났다.
◆ 클래식·갈라콘서트도 실황 중계…'집콕 관람' 문화 자리잡을까
이밖에도 뮤지컬 '백범'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이 네이버 후원 라이브를 통해 공연 실황 녹화 중계에 나섰다. '백범'은 후원 라이브로 유료 중계, 나머지 공연들은 과거 실황을 무료로 공개했다.
지난 11월 초 금난새의 클래식 판타지아에 이어 다양한 클래식 공연도 닫힌 공연장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연말을 맞아 17일 베토벤 250th 'Sturm und Drang' Concert #7: (30-32번) 공연, 20일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여러 클래식 공연이 예정돼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유지 중인 가운데 다수의 뮤지컬, 연극 공연장이 문을 닫은 상태다. 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 연일 쏟아디면서 정부와 방역당국이 3단계 격상을 검토 중으로, 섣불리 공연 재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별다른 대안없이, 온라인 유료 중계에 공연팬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일본 유료 온라인 공연 예매 페이지(PIA)]2020.11.26 jyyang@newspim.com |
각 공연 제작사 역시 이번 연말을 유료 중계 일정으로 가득 채웠다. 21일 '루드윅'과 서울예술단의 '금란방', 28일 CJ ENM의 '베르테르'가, 30일 뮤지컬 '시데레우스'가 온라인 상영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최초로 공개했던 웹 뮤지컬 '킬러파티'도 15일까지 정상 온라인 상영을 마치고, 27일 후원 라이브 중계로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아간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현장 공연 중심으로 발전해왔던 국내 뮤지컬 업계에 '집콕 관람' 문화가 자리잡을 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응하는 수준이다. 온라인 공연 시장이 현장 공연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위기 속에서 해나갈 수 있는 것들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