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어쨌거나 60% 효능 기준선 넘어"
미 과학고문 "임상 실험2군 55세 이하만"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공동 개발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면역 효능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연구진이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일이 뒤늦게 밝혀졌고, 높은 효능을 나타낸 접종군에는 고령자가 없었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설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이미지=로이터 뉴스핌] |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 공개한 초기 임상데이터 분석결과에서 백신 후보물질이 62% 혹은 90%의 면역 효능을 나타냈고 평균값은 70%라고 발표했다.
역설적이게도 백신 1차분을 절반 투여받고 한 달 후 2차분을 온전히 투여한 참가자들에게서 90% 면역 효과가 나타난 한편, 1·2차 모두 온전한 약을 투약한 이들의 면역효능은 62%였다.
이는 제약사가 직접 밝힌 내용이 아니다. 임상시험 조사관이 일부 임상참가자들에게서 충분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지 않자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잘못된 측정으로 일부 참가자들이 1차 접종 때 절반만 맞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애초에 임상시험은 1차 절반 투약의 효능을 알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어서 전문가들은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실수는 사실 무관하다"며 "(예방효과 62%나 90%) 어느 쪽으로 데이터를 끊어 해석해도 우리는 백신 승인 최저기준인 60% 효과를 자랑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또 있다. 어째서 투약을 덜 맞은 접종군에게서 면역효과가 더 높은 것인지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1차 때 백신을 덜 맞은 참가자들에게서 자연스런 인체 면역반응이 일어났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놨지만 이 역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정부의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그램의 최고 과학고문인 몬세프 슬라우이 박사는 실수로 백신을 덜 투여받은 집단에는 55세 이상 고령층이 없었다면서, 통계학적 요행이거나 변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고령층이 없었다는 내용도 23일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에서 빠졌던 내용이며, 슬라우이 박사가 기자들과 통화하면서 뒤늦게 알려진 내용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의도적으로 당국 보고와 언론 보도용으로 공개할 정보를 나눴다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밖에 전체 시험 참가자 중 13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왔는데 이중 얼마나 1차 접종 때 절반을 투여받았고, 비투여군(플라시보)은 몇 명인지 등 세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이번 분석은 영국과 브라질에서 진행된 각기 다른 임상시험 데이터들을 종합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백신 효능을 입증할 때는 같은 설계의 임상시험 데이터 만을 가지고 분석하게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당국의 긴급사용 승인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