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 24일 윤석열 직무집행정지 및 징계청구
윤 총장 직무정지 효력 발생…"위법·부당한 처분 법적대응"
사상 초유 법무장관-검찰총장 '소송전' 예고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에 불복해 소송전을 예고하면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법정 다툼을 벌이는 사상 초유 역사를 쓰게 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 alwaysame@newspim.com |
2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오후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 및 징계 청구 발표 직후 직무정지 효력이 즉시 발생했다. 윤 총장은 모든 업무에서 배제돼 참모에게 보고를 받지 못하게 됐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를 대행한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 및 징계 청구 발표 직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으로서 소임을 다 해 왔다"며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윤 총장의 이같은 반발에 따라 대검이 조만간 추 장관 직무집행정지 명령 취소 및 집행정지 취소 가처분 신청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취소소송은 행정기관의 위법한 처분 등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대표적 행정소송 중 하나로 윤 총장이 이같은 소송을 낼 경우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 처분이 구체적 소송 대상이 된다. 또 집행정지 취소 가처분 소송을 함께 제기하면 본안 판단 전까지 가처분 소송 결과가 효력을 갖는다.
추후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실제 윤 총장에 대한 해임 등 징계 처분이 확정될 경우 이에 대한 추가적인 행정소송도 가능하다. 징계 처분 무효확인 및 공무원지위확인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
검사징계위원회 구성에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이 큰 만큼 실제 윤 총장에 대한 강력한 징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징계 처분 무효확인 소송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징계법 제4조에 따르면 법무부 검사징계위는 법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다. 이와 함께 법무부 차관, 법무부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외부인 3명 등 7명으로 구성되고 예비위원 3명을 둔다. 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위원장은 위원회 업무를 총괄하며, 회의를 소집하고 해당 회의의 의장이 된다.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위원장이 지정하는 위원이 직무를 대리한다. 위원회는 과반수 찬성으로 징계를 의결한다. 추 장관이 윤 총장 해임을 비롯한 징계 처분에 입김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같은 과정을 거쳐 두 사람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진다고 해도, 윤 총장 임기가 내년 7월까지인 만큼 임기 만료 이전에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의 최종 해임 권한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갖고 있어 실제 징계위에서 해임 결정이 내려진다고 해도 최종 해임 결정은 문 대통령이 할 수 있어 실제 징계 처분 무효확인 소송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서울=뉴스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정지를 발표하고 있다. 장현석 기자 2020.11.24 kintakunte87@newspim.com |
추 장관은 전날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를 국민들께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추 장관이 언급한 직무집행정지 근거가 된 사유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사실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 비호를 위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검찰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 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 사실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 위엄과 신망 손상 등 다섯 가지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