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한국·태국·인도네시아 손소독제 매출 급감
"손소독제 단가 하락...본업 성장성 확인할 때"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발빠른 손소독제 공급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57% 증가한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업체 코스맥스의 성장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생용품 수요가 점차 감소함에 따라 화장품 제조 본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207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33.7%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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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1.18 hrgu90@newspim.com |
코로나19 국면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지만, 앞서 예상된 시장 추정치에는 못 미친 수준이다. 코스맥스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3587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으로 각각 실제 실적 대비 10.6%, 24.7% 많았다.
이번 실적은 국내 시장에서 위생용품 매출 규모가 기대보다 줄어든 데 영향을 받았다. 국내 손소독제 매출은 당초 전체 매출의 10% 수준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1.7%(약 30억원) 수준에 그쳤다. 코스맥스코리아의 3분기 매출은 1721억원으로 코스맥스 전체 매출의 54%를 차지한다.
올 상반기 코스맥스는 손소독제 시장 선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으며 2분기에는 98.4% 급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화장품 고객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발주가 주춤한 가운데 고마진 품목인 손소독제 주문량이 늘어난 탓이다.
경쟁사인 한국콜마보다 먼저 손소독제 유통에 성공한 것도 한몫했다. 한국콜마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손소독제 생산을 준비한 것과 달리, 코스맥스는 지난해 의약외품 제조허가를 받고 생산 설비를 확충해놓은 덕분에 곧장 소독제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스맥스의 손소독제 매출 비중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법인의 손소독제 매출은 1분기 120억원, 2분기 80억원, 3분기 30억원대로 줄어들고 있다.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태국)의 손소독제 매출 또한 상반기 120억원에서 3분기 30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관련 위생용품의 수요가 상반기 대비 줄어들었다. 또한 손소독제 제조 시장에 소규모 제약사들이 참전하는 등 경쟁사가 늘어나며 공급 단가도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탄올과 정제수 가격이 오르면서 초기보다 마진율이 줄어들기도 했다.
코스맥스의 4분기 국내 손소독제 매출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사 증가에 따른 손소독제 단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손소독제 매출 비중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본업의 성장성을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코스맥스 관계자는 "애초 손소독제는 일회성으로 봤으며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품목"이라며 "수요가 감소한다고 해서 내부적으로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4분기는 미국 법인의 실적 개선세가 반영될 전망이다. 손소독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곳은 미국뿐인 것으로 보인다. 코스메카의 자회사 잉글우드랩미국도 손소독제 매출 증가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35억원) 늘었다.
코스맥스USA는 지난 9월 손소독제 제조 허가를 얻어 생산에 돌입했다. 미 FDA는 손소독제를 OTC(일반의약품) 제품으로 구분하고 있어 손소독제 생산 전 OTC 제조공장 생산 허가가 필요하다. 코스맥스USA의 3분기 손소독제 매출은 14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코스맥스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7개 증권사는 목표 주가를 내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