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출연해 세대 교체·통합 정치 내세우며 대권 도전 시사
이승만·박정희, 미래지향적 정치인 꼽아…"진영 논리서 벗어나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1971년생의 진보 정치인, 박용진은 여당의 차세대 주자가 될 수 있을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대교체를 화두로 내걸며 2022년 대선에 출마할 뜻을 밝혀 여권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등 강력한 양강 구도가 유지되고 있는 여권의 대선구도 속에서 만 49세의 재선 의원이 여권의 차세대 주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박 의원은 최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분열에 맞서는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 의원은 "기득권에 젖어 변화를 거부하거나 혹은 자기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분열을 이용하려고 하는 정치에 맞서는 것이 우리 시대의 개혁"이라며 "분열에 맞서는 통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정치인의 용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세대 강연에서는 이른바 보수 정권으로 꼽히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래지향적 정치인의 사례로 제기하며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로남불 하지 말고 역지사지하는 정치인의 태도가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 1971년생 박용진, 진보정당서 시작해 민주당 재선 의원
유치원 3법·삼성 저격수 등 진보적 역할, 당내 소신파
박 의원은 1971년생 전라북도 장수 출신이다. 민주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광주·전남 태생이 아니다. 신일 고등학교와 성균관 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해 이른바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도 아니다.
진보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민주당으로 이어온 정치 이력도 특이하다. 지난 1998년 국민승리21 대변인실 언론부장으로 시작해 민주노동당 서울 강북을지구당 위원장, 민주노동당 대변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진보신당 부대표를 지냈지만,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대변인, 민주당 대변인을 거치면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서울 강북을에서 재선을 일궈냈다. 20대 국회에서는 유치원 3법의 투사로 나서 비리 유치원과의 전쟁을 벌였다.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유치원 원장들과의 갈등으로 재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박 의원은 학부모들의 응원과 후원금을 받으면서 스타 의원으로 거듭났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내 소신파 의원의 역할도 했다. 이로 인해 극렬 지지층의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도 '삼성 저격수'라는 이름을 받을 정도로 활동했다.
박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보로 열리게 된 내년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그의 눈은 다른 곳을 바라봤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alwaysame@newspim.com |
◆박상병"능력 있지만 타이밍 왜 지금인지 설명해야"
신율 "친문 지지 없는 박용진, 몸값 올리기"
그러나 박 의원의 대선 의지에 대해 민주당 및 정치 전문가들은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민주당 소속인 한 수도권 지역 재선 의원은 "정치인이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것은 누가 말릴 수 없는 것이지만, 아직은 좀 더 갈고 닦아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같은 목소리에 어떻게 답을 할지는 박 의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제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박용진 의원은 정책 역량이나 리더십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고 충분히 큰 꿈을 꿀 수 있지만 타이밍이 지금이냐는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미래형 리더인 것은 분명하나 왜 지금인지에 대해 당내나 국민들 사이에서 이해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의원의 대선 도전에 대한 발언은 한 마디로 몸값 올리기"라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는 친문의 눈 밖에 나면 될 수가 없다. 그런데 박 의원은 지금 친문의 눈 밖에 날 만한 말만 하고 있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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