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공급 기대감에 전세계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는 가운데 2021년 말까지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20% 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경제가 팬데믹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 당선자의 부양책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공화당이 상원을 사수하면서 소위 블루 웨이브가 좌절된 데 따라 과격한 정책 변경이 어려워진 상황도 주식시장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2022년 이후 주가 향방에 대해 월가는 다소 비관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뉴욕증시의 랠리가 내년 강세장을 끝으로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는 11일(현지시각) 투자 보고서를 내고 2021년 S&P500 지수 전망치를 4300으로 제시했다. 이는 앞서 내놓았던 3700에서 대폭 상향 조정한 동시에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20%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우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학인되면서 조만간 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 바이러스 확산이 일정 부분 진화되는 한편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번 대선 결과에 따른 훈풍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클린 에너지와 헬스케어 섹터를 중심으로 새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민주당이 상원을 빼앗지 못한 데 따라 과격한 정책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을 모면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섹터별로 헬스케어와 소재를 포함한 경기순환주가 2021년 뉴욕증시의 강세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골드만 삭스는 예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골드만은 헬스케어와 소재 섹터의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높여 잡았다. 이와 함께 산업재 섹터 역시 비중 확대 전략을 권고했다.
특히 헬스케어 섹터의 경우 S&P500 지수 대비 40년래 최대 폭으로 저평가됐고, 일반적으로 대선 이후 상승 모멘텀을 받는 특성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매수가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소재와 산업재 섹터의 경우 약달러에 기댄 랠리가 예상된다. 해당 업체들이 달러화 하락을 틈타 해외 시장에서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룰 것이라는 얘기다.
이 밖에 골드만 삭스는 IT 섹터에 대해 '비중 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했지만 당분간 IT 대형주의 주가 흐름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 [사진=블룸버그] |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도 뉴욕증시의 강한 상승을 예고했다.
그는 미국 투자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주식시장에 게임 체인저"라며 "2021년 뉴욕증시가 강력한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일부 IB는 2021년 S&P500 지수 전망치를 4500으로 제시, 10일 종가 대비 27% 급등을 예고하는 등 월가에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2021년 말 이후다. 이미 S&P500 지수가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22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고, 내년 강세장이 현실화될 경우 고평가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가 상승 탄력을 꺾어 놓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티펠 니콜라우스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내년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시장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낼 여지가 높다"며 "2021년 하반기 이후 저금리를 빌미로 한 주식의 밸류에이션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20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 효과로 2021년 미국 GDP 성장률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높지만 2022년 지표가 다시 2% 내외로 떨어지는 한편 기업의 이익 성장률도 둔화되면서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