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12월 추가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로화가 미 달러화 대비 4주 최저치로 하락했다.
미 달러화는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 3주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29일(현지시간)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57% 상승한 93.94를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0.63% 내린 1.1673달러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0.28% 상승한 104.62엔으로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42% 하락한 1.2928달러를 기록했고, 호주달러는 0.27% 하락한 0.7026달러에 거래됐다.
미 달러화와 유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만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경제 상황을 다시 평가해 오는 12월 추가 통화 완화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두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고 다음번 회의에서 우리의 정책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통화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채권 시장의 가격 움직임을 보면 일부 선도금리 기대치가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됐다"며 "시장은 ECB의 언급을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유럽은 미국보다 더 많은 셧다운과 경제활동 제한을 의미하는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있다"며 "유로화를 짓누르고 있는 일종의 퍼펙트 스톰"이라고 부연했다.
유럽의 일일 확진자가 22만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감염률이 급증하고 다음 주의 미국 대선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는 지난 6월 이후 최악의 매도세가 촉발됐다.
3분기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개선되면서 주식 시장이 상승했다. 달러화의 안전 자산 매력은 감소했으나,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데이터가 장기적으로 달러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는 전기 대비 연율 33.1% 성장했다. 정부가 GDP 집계를 시작한 1947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로이터의 전문가 예상치 31%도 웃돌았다.
또한 지난 24일 종료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5만1000건으로 직전 주 79만1000건에서 감소했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매튜 에이딩거 시장 전략가는 "경제 지표가 건전해보이지만 어느정도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국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추는 추가 규제를 의미할 수 있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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