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SSD 역량 및 무형자산 가치 충분히 있어"
"대형 M&A 성사 배경엔... '최태원 회장 역할 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10조3000억원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가격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사진=심지혜 기자] |
지난 20일 SK하이닉스는 옵테인 사업을 제외한 인텔의 낸드 SSD,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大连)팹 등 낸드 사업 전체를 90억 달러(10조3104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가 공정 중심 국가라 팹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인텔이 갖고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역량과 무형자산 가치가 충분히 있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 배경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128단 낸드 플래시를 개발하는 등 큰 진전을 이뤘지만 솔루션 쪽에 역량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전하게 갖춰 낸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에서 제외된 옵테인 사업부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사장은 "확정된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국내 최대 규모 인수합병(M&A)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딜에는 당연히 회장님의 역할이 컸다"며 "인텔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인텔과 협상할 때 그 쪽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신뢰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2000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인텔에서 근무했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가 176단 낸드 생산을 준비 중이지만 인텔이 생산 중인 144단 낸드와 라인업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인수 종료 예상 시점인 2025년까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사장은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한 D램 생산 시점에 대해 "내년 중하반기"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말 완공예정인 경기도 이천 M16 공장에서 EUV 장비를 설치, 4세대 10나노급 D램을 생산하는데 처음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