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일본 거대 그룹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이번 주 일본의 수백 년 전통인 도장 문화를 버리고 '종이 없는 사무실'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즈미사와 유이치 히타치 대변인은 "자사는 2050년까지 공급망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종이 없는 사무실'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계획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일본 인감 도장인 한코(判子) [사진=블룸버그 통신] |
일본에서는 은행계좌 개설부터 계약 체결, 혼인신고까지 거의 모든 법적 문서에 인감 도장인 한코(判子)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자필 서명보다 한코가 더욱 강한 법적 구속력을 지닌다.
히타치가 지난 6월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한 재택근무 중에도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한코가 꼽혔다.
이에 히타치는 2022년 3월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내부 문서에서 한코 사용을 모두 중단하고 인터넷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외부 계약의 경우 협력업체와 고객들에게 전자문서 사용을 협의 중이라고 히타치는 전했다.
히타치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연간 종이 사용을 70% 줄여 A4 크기 종이 5억장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한코 사용을 줄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일본 정부 또한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달 초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7일 열린 규제개혁추진회의에서 정부 부처의 모든 행정 절차에서 날인을 비롯해 서면이나 대면 등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을 지시했고, 고노 다로(河野太郎) 행정·규제개혁 담당상이 한코 사용 중단과 공문서의 종이 사용 축소 노력을 이끌고 있다.
gong@newspim.com